“미얀마 역시 과거의 우리처럼 카메라가 많지 않고 기록사진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아쉽고 애틋해 그것들이 나를 그 길 위에 서게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005년 우연하게 미얀마를 방문한 후 매년 2~3차례씩 미얀마를 방문하며 미얀마 사랑에 푹 빠진 사진작가가 있다. 

미얀마에서 사진을 찍으며 여러 문신부족들을 기록하는 작업을 지속해오는 김유찬 사진작가의 여섯 번째 개인 사진전시회가 ‘전설을 간직한 여인들’이라는 주제로 19일부터 24일까지 도청 1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김유찬 작가는 빠르게 사라져가는 소수 종족을 찍기 위해 사진촬영을 거부하는 문신부족 집성촌으로 들어가 집집마다 수차례씩 방문해 촬영을 부탁해가며 작업한 결과 얼굴 문신부족 생활상을 발표하게 됐다.

더불어 김유찬 작가는 개인전과 함께 20일 미얀마 얼굴문신 소수종족 ‘천년의 전통을 이어온 여인들’ 사진집도 발간해 기록한다.

최초로 미얀마를 통일한 바간(Pagan) 왕조(1044~1287년)에는 그 시절 당시 종족 여성들이 아름답다는 명성이 자자해 왕과 귀족들이 여자 사냥에 나섰다. 이에 남자들은 자신의 여자가 첩과 노예로 끌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1세기부터 얼굴에 문신을 그려 넣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젊고 예쁜 여자의 아름다움을 훼손하는 것은 문신밖에 없었을 터.

이 문신이 천년 동안이나 관습에 의해 내려오면서 현재는 하위 부족 별로 40개 이상 다양한 문양을 가지고 있다.

얼굴 문신은 부족에 따라 서로 다른 패턴을 가지고 있어서 여성의 얼굴 문신 모양으로 종족을 파악할 수 있다. Dai 부족의 문신은 목을 따라 작은 원, 얼굴에는 반달 모양을 연속적으로 만들고 Makang 부족은 얼굴 전체에 작은 점을 많이 넣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전통적인 문신을 하던 마지막 전문가도 몇 년 전에 사망해 이제 얼굴 문신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 게다가 문신할 여성도 거의 없어 최연소 여성인 30대가 3~4명에 불과하고 60대 이상인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김유찬 사진작가는 “사진이라는 것은 후세에 보지 못한 과거의 이미지를 담는 뛰어난 기록성을 가지고 있다”며 “미얀마가 고통과 위험, 수모가 따르지만 이 시간들을 통해 그들이 살고 있는 세상을 읽고 그들의 문화를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속해서 아직까지 다 찾지 못한 여러 문신부족들을 기록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작가 김유찬은 2010년 전북예술회관에서 사진동아리 회원전 단체전을 시작으로 도내에서 매해 기획전 초대전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2011년에는 아이러브미얀마라는 사진집을 발간했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