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비밀요원을 사칭해 지적장애인에게 2억여원을 뜯어낸 사회복무(공익)요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4일 지적장애자에게 접근, 국정원 직원을 사칭해 거액을 뜯어낸 혐의(상습사기)로 양모(32·공익근무요원)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원시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양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남원시 소속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는 김모(37)씨에게 “내가 국정원 3급 고위 공무원인데 남원시청을 감시하기 위해 사회복무요원으로 위장 근무하고 있다”고 접근해 모두 13차례에 걸쳐 1억8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 간부를 사칭해 접근한 김씨에 접근한 양씨는 “환경관리리반장으로 승진을 시켜줄테니 사채에 투자하면 월 10%를 수익금으로 주겠다”고 속여 돈을 뜯어냈다. 

국정원 고위 간부로 승진까지 태연하게 약속하는 양씨의 말에 속아 넘어간 김씨는 장애인 보험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친동생에게까지 돈을 빌려 양씨에게 건넸다. 

양씨는 김씨에게 받은 돈으로 대형 외제차(6000만원 상당)를 구입해 타고 다니며 유흥을 즐겼다.

양씨는 또 투자금을 돌려달라는 김씨에게 “외부인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 통통배에 태워 죽이겠다. 국정원에서 너 하나 죽여도 모른다”고 협박하고 이 과정에서 현금 3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

양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김씨에게 총 2억10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양씨의 사기 행각은 국정원을 사칭해 돈을 빼앗았다는 김씨 지인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조사결과 사기 등 전과 7범인 양씨는 지난 2013년 5월 병역법 위반으로 교도소에서 형을 살다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양씨는 손떨림에 효과가 좋다며 김씨에거 쥐를 담근 술을 1병에 300만원에 팔기도 했다”며 “김씨의 피해회복을 위해 양씨가 공익요원 근무당시 타고 다닌 BMW 차량을 압수했다”고 말했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