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휴대전화 유통점들이 통신3사 직영점과 대형 할인마트의 공습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13일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에 따르면 하이마트와 디지털프라자 등 대형 유통점 내 휴대전화 매장 수는 지난해 4월30일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통과 전과 비교해 20%가량 증가했다. 

협회 관계자는 "휴대전화 판매점 수가 너무 많아 어느 정도 줄어들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지만, 단통법 통과 시점이 제기됐던 대형 유통점의 골목상권 장악 우려가 현실화됐다"고 말했다. 

최근 하이마트는 전국 매장에서 휴대전화와 관련 액세서리 코너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제휴 신용카드를 쓰는 휴대전화 구매자에게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등 세를 넓히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갤럭시W' 등 중저가 스마트폰은 공짜에 팔리고 있다. 

통신3사의 직영점도 중소 휴대전화 유통점의 숨통을 죄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통신3사 직영점은 지난해 1분기 1100여개에서 올해 1분기 1300여개로 18%가량 늘어났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SK텔레콤은 540여개, KT는 310여개, LG유플러스는 430여개의 직영점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통신사들이 보조금을 통신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하고 시간과 장소와 관계없이 모든 이용자에게 공평하게 지급하면서 이용자들은 통신사 직영점으로 발길을 향하고 있다. 발품을 팔면서 대리점이나 판매점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통신사 직영점도 휴대전화 보조금을 추가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하면서 중소 휴대전화 판매점들의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은 7일 통신사 직영점도 휴대전화 보조금을 15% 추가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기존 통신사 대리점과 판매점뿐 아니라 통신사 직영점도 추가 보조금 지급 주체로 명시하기 위해서다. 

협회는 "직영점 비중이 높은 LG유플러스뿐 아니라 SK텔레콤과 KT가 각각 운영하는 자회사인 PSNM, MNS 모두 대리점이 아닌 직영점으로 봐야한다. SK텔레콤과 KT는 해당 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데다 인사권도 가지고 있다"며 통신사 직영점 휴대전화 보조금 추가 지급 추진 움직임에 반발했다.

한편 휴대전화 판매점은 단통법 시행 전 2만여 개에서 최근 1만3000개가량으로 줄었다. 

/송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