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설계 등 용역업자 사업수행능력 세부평가기준 및 건설사업관리자 사업수행능력 세부평가기준’을 개정, 고시한 것과 관련 업계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특히, 어느정도 재량이 인정됐던 '전차용역 실적 반영'이 무조건 반영으로 굳어지고 있어 신생사 및 중소용역업체들의 설자리가 좁아질 처지에 몰렸기 때문이다.

전차용역이란 해당 용역의 전단계 용역을 지칭한다,

전북도는 지난달 29일 실적평가시책임기술자 및 분야별 책임기술자의 준공 금액과 건수를 기존보다 상향 조정하고, 상수도와 하수도 용역 실적을 분리하는 내용 등을 담은 세부평가 기준을 고시하고 업계 의견수렴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일경 업체 수십명이 도청을 항의 방문하는 등 반발이 일고 있어 개정안 시행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 발주처는 보다 많은 도내 업체들에게 입찰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어느정도 재량권을 발휘해 온 것은 사실이다.

도내에는 건축분야 104개를 비롯해 전기 및 통신을 합쳐 180여개의 용역회사가 있다.

하지만, 상하수도 실적이 분리되고, 전차용역 인정이 강제성을 띄움으로써 도내 K, H, S1, S2 등 4~5개 업체와 서울과 수도권 K, D, S, H 등 BIG 4 만이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특히, 도내 K사와 수도권 D사가 손잡고 공동으로 입찰에 참여하면 여타 업체들은 거의 포기한다는게 업계의 정설로 굳어질 정도다.

신생사와 중소용역업체들이 고전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도내 용역시장이 극히 왜곡돼 있는 것 아닌지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실적 분리와 전차용역 인정은 경쟁 자체를 포기하란 사형선고로 받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도는 개정한 세부평가 기준에서 전차용역 수행실적 평가방법으로 '전차용역으로 인정(평가)대상 용역은 당해 용역의 특성에 따라 발주청이 결정' 이라고 해 놓고 '단, 전차용역이 있는데 미 평가시에는 전북도 건설기술 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득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사실상 강제적으로 인정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전북도 관계자도 '절대적 인정'을 의미한다고 시인했다.

이에 관련 업계는 경기도 어려운 이 시국에 지역업체를 보살피기는 커녕 나락으로 내 몰려 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A용역 업체 관계자는 "전차용역 인정은 이미 관행 처럼 굳어져 있어 발주청의 결정에 따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자체는 어느정도 현실을 감안해 재량권을 발휘해 지역업체의참여 기회를 주고 있는데 굳이 이 어려운 시기에 강제성을 둬야 할 만큼 시급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이는 신생사와 중소업체의 진입자체를 막고, 사실상 군침만 흘려라 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도내 업체 경쟁력 키운다는 의미는 좋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성장까지는 막대한 성장통이 불가피한 만큼 재량권 인정이 유지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북도는 6일까지 였던 의견 수렴 기간을 오는 17일까지 연장했지만, 개정안 통과까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종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송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