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 목숨만큼 소중한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거나 자신의 목숨을 끊는 사람들 말이다. 양쪽 다 나쁘지만 나는 후자가 더욱 나쁘다고 생각한다. 어리석음을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얼마 전에 자살한 카이스트의 그 학생에 대하여 오래 동정할 마음이 없다.
@어떤 사람들은 한국이 잘 사는 나라가 됐다며 다행이라고 말한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고개를 끄덕여 공감을 표하지만 가슴 속까지 그러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행복 쪽보다는 불행 쪽에 가까운 나라라고 나는 판단하고 있다. 나는 한국에 자살 방지 기구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자살 방지 활동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상황이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OECD 국가들 중에서 자살률 랭킹 1위를 십 수 년째 고수하고 있다.
@한국의 자살률이 높은 중에 전북의 자살률이 높다는 보도가 있었다. 전국의 14개 광역시ㆍ도 중에서 4 위라고 했다. 불명예스러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자살 문제를 자살자들만의 문제로 돌리려는 이들이 있는데 제발 그러지 말았으면 한다. 그런 사고방식을 고집한다면 불행은 계속될 뿐이다.
@전북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생활여건이 다른 광역시ㆍ도보다 좋지 않은 데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것이 있다. 예방 대책이며 치료 마련이 부족하다. 인생을 비관하지 말라고 아무리 외쳐봤자 현실적인 보호 마련이 없다면 그게 무슨 효력이 있겠는가. 제도적인 뒷받침으로 자살예방 교육과 정신치료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계발해야 한다. 그리고 시ㆍ군 간의 불균형도 하루 빨리 시정해야 한다. 도내에 정신보건센터를 운영하지 않은 지역이 많다니 문제가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군 단위 지역에 자살자가 많다. 자살자가 속출하는 지역에서 정신건강 교육을 하려는 움직임이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장수 고을로 명성이 높은 순창군이 도내 자살률 최고를 기록한 것이 특히 그렇다. 전국 최고의 장수 고을임을 자랑해왔던 순창군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니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 논설위원  이 희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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