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정책 '결국' 승부처는> 노동 등 4대 부문 구조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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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여파로 인해 정부의 정책 역량이 경기 부양에 집중되면서 구조개혁의 추진 동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25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을 편성을 포함해 15조원 이상의 재정보강을 하기로 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집행률을 전년 대비 1% 올려 지출을 약 3조원 가량 확대하고 하반기 무역금융(수은, 무보) 규모를 14조원 확대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의 올해 경제정책은 4대 부문(노동·공공·금융·교육)을 포함한 구조개혁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지난해 7월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한 이후 네 차례에 걸쳐 금리 인하를 단행한데다 재정 투입도 크게 늘려 경기 부양 효과는 충분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확장 재정·통화 정책을 통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면 그 이후에는 구조개혁을 추진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경제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정부는 다시 경기부양책을 꺼내들었다.
당장 올해 하반기 정부의 정책 역량은 경기부양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임희정 현재경제연구원 실물경제팀장은 "모든 정책이 그렇듯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당분간 정책의 포커스는 경기 회복에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구조개혁의 추진 동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구조개혁이 성공해야 결국 잠재 성장률을 높여 내년 이후 성장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정부가 너무 경기 부양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구조개혁의 모멘텀을 잃어버릴까봐 걱정이 된다"며 "추경을 통해 경기 대응을 하면서도 성장 잠재역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을 병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내놓으면서 구조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성과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이해 당사자의 반대에 가로막혀 있다. 임금피크제 도입, 비정규직 보호 가이드라인 제·개정 등 정부의 구조개혁안에 노동자와 사용자 단체가 모두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 부문 구조개혁도 추진 속도가 더디다. 대학 정원조정 등은 각 대학의 반발이 거세다. 지방교육재정 개편은 시도교육청이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구조개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정부가 매년 경기 부양을 이유로 단기 처방을 내놓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고영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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