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의원은 야권 텃밭 광주에서 제1야당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꺾고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3년 만에 국회에 재입성한 그는 '새정치연합 심판론' 그 자체였다.

내년 4월 총선 호남 전 지역에 새정치연합에 맞설 '뉴DJ들'을 선보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천정배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과 경쟁할 수 있는 뉴DJ들, 실력있고 매력적이고 의욕적이고 무엇보다 국민을 잘 섬길 수 있는 정치인들을 한데 모아서 경쟁해보고 싶다…"는 표현을 했다.

그러면서도 당장 신당을 만들 계획은 없다고 한발짝 물러섰던 천 의원, 그러나 이제 사정은 다르다.
신당 창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야권 인사들과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

천 의원이 최근 호남 비노의 주축 박지원 의원과 회동한 대목은 특히 주목된다.
호남 일부 지역에서 단체장 재·보궐 선거가 예정된 오는 10월 이전 '호남발 비노 신당'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또한 무소속 천정배 의원에게 신당창당을 강력히 권유 중인 염동연 전 의원이 최근 여의도 건너편인 당산동에 20여평 규모의 사무실을 계약했다.

염 전 의원은 "천 의원은 신당보다는 '무소속 연대'를 선호해 왔으나 나는 처음부터 신당은 필연이라고 생각했다"며 "사무실 계약은 내 결정으로 천 의원에겐 나중에 연락해 상황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천 의원을 중심으로 한 정치 세력화 작업도 여러 갈래로 속도를 내고 있다.

천 의원은 지난 19일 야당 전직 의원들과 '냉면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엔 정대철 새정치연합 상임고문과 신중식, 문학진, 이철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새정치연합 안팎의 대표적 신당창당파인 이들은 세력 결집을 위한 방안을 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세력화는 한다, 당도 고려해볼 수 있다. 그러나 정당이라면 전국적 개혁정당"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 천 의원은 "창당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현재로선 '무소속 연대'를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해 왔다.

한 전직 의원은 "'친노는 반호남'이라는 정서가 확산돼 가고 있는데, 이런 당이 국민적 사랑과 기대를 가질 수가 없기 때문에 새로운 당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신당 참여를 고민하고 있는 호남 인사들은 아직 탈당여부와 시기를 신중히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9월 창당설이 나도는 가운데 전북 정치권의 반응이 집중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혁신의 칼날이 호남을 정조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반발 세력들이 신당행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광주 전남보다는 전북을 향한 압박 강도가 높지 않은 만큼, 이탈 규모 역시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 것은 4.29 재보선을 포함한 잇단 선거 패배와 친노, 비노간 계파 갈등은 야권 지지층, 특히 호남 민심이 등을 돌리는 주요 원인이었다.

여기에 비노진영을 향한 막말 논란이 이어지면서 분당 시나리오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호남 신당' 론이 주목된다.

/김진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