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8일 황교안 국무총리를 임명하면서 52일간 지속돼온 총리 공백 상태를 매듭지었다. 박 대통령은 총리 임명을 마무리하면서 이젠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국회법 거부권 행사문제 등 닥쳐있는 현안을 놓고 해법을 모색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황 총리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임명장 수여식을 가졌다.

 황 총리는 지난달 21일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29일 만에 박근혜정부 3대 국무총리로 취임했다. 정부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이완구 전 총리의 사표를 수리한 지 52일 만에 총리 공백 상태를 면하게 됐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일단 당면과제 하나를 마무리한 셈이다. 황 총리는 박근혜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박 대통령의 신임을 받으면서 50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지만 그동안 야당의 반대 속에 국회의 임명동의안 처리 여부가 주목됐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불거진 메르스 확산국면 속에 황 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분산된 데다 국정 2인자로서 현 비상국면을 수습해야 한다는 여론 속에 큰 무리 없이 총리에 임명됐다. 그간 인사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온 박 대통령으로서는 커다란 난제 하나를 해소한 셈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 앞에는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일단 가장 큰 원인이 정부의 초기 늑장대응에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메르스 사태는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서둘러 수습하고 경제에 더 큰 여파를 가져오는 결과를 막기 위해 전념해야 할 상황이다.

 황 총리를 중심으로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지원하는 한편 직접 메르스 관련 현장도 적극적으로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메르스 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국면에 들어서게 되면 추가 인사를 통해 재차 경제활성화에 매진할 수 있도록 체제를 개편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번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정부부처 장관이나 참모진 등을 개편하고 인사공백 등을 해소하면서 국정 안정화에 돌입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더욱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및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일부 각료들의 총선 출마를 위해 개각도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함께 당장 닥쳐있는 현안으로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와 연계되면서 불거진 국회법 개정안 문제를 어떻게 마무리짓느냐도 큰 관건이다.

 이미 박 대통령의 입장은 이번 개정안이 위헌성이 있는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이지만 향후 당·청 관계 등 정치권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면 깊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인 오는 30일까지 메르스 사태의 추이 등 여러 상황을 감안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더불어 지지부진한 노동부문 개혁 등 주요 국정과제 실천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