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보면 성육신의 예수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에 연결돼 있다. 즉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이 야곱을 낳고 야곱이 유다를 낳는다. 그리고 그 유다가 베레스를 낳으면서 결국 다윗으로 이어지고 다윗의 혈통에 의해 예수가 낳는다.
신학에선 그 일련의 계보를 흔히 ‘믿음의 씨’라고 명명한다. 어쨌든 그 계보를 따라가보면 고비고비마다 그 믿음의 씨를 보존하려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눈에 띈다. 일테면, 요셉이 애굽총리로 있을 때 그 일족이 얼마든지 애굽에 거할 수 있었음에도 고센 땅에 거하게 하시어 그 혈통을 순전히 지킬 수 있게 하신 것이라든지, 남북시대에 남쪽 유다지파를 계속 이어가게 한 것이라든지, 또 멸망했을 때도 북쪽 이스라엘이 앗시리아에 의해 민족이나 종교의 순수성을 훼손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과는 달리 유다는 비교적 관대했던 바벨론에게 점령돼 그래도 혈통과 종교를 간직할 수 있었던 점이라든지, 훗날 모압 여인 룻이 시모 나오미를 따라 다윗의 직계 보아스를 만나게 된 것이라든지 등을 살펴볼 때 그렇다는 얘기다.
사실 혈통은 뿌리다. 할 수만 있다면 보존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자랑 중 하나가 단일민족이란 점이다. 숱한 외침, 자연재해 등 민족생존 차원의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지만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자랑스런 민족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결혼이민자 등 정착성 타 민족들의 유입이 급속히 늘면서 더 이상 단일민족 국가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유엔 이종차별철폐위원회에서조차 벌써 재작년 8월인가 한국에 조사관을 파견, “한국은 다인종 국가로 가고 있다”면서 이에 따른 인권 등을 거론하면서 인종차별금지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권고까지 할 정도가 됐다. 틀린 말은 아니다. 굳이 거부할 필요도 없다. 인권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고, 부계든 모계든 한 쪽만 한국인이면 같은 단일민족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생물학적 견해에 따라 그렇다는 얘기다. 어쨌든 성경상 믿음의 씨도 룻과 같이 반드시 유다 씨만은 아니었다. 최근 밀려드는 외국인들을 보면서 단일민족 국가가 훼손되고 있다고 호들갑을 떨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더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면서 민족 전통의 예의, 근면, 우애라든가 서로 상부상조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한국인으로 만들어가야 하지 않나싶다.      /서재철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