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의 제자 이상적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한 폭을 엎드려 읽음에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리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고 한다. 

부채에 한국의 산수풍경으로 마음자리를 물들이려는 ‘산들바람이야기 오병기’ 기획전시가 28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한지산업지원센터 2층 기획전시실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에서 오병기 작가는 미선부채와 합죽선에 마이산, 지리산, 중국 계림의 풍정에 이르기까지 수묵채색으로 작업한 작품 35점을 선보인다.

오 작가의 작품들은 물간의 농담과 붓 터치 그리고 물간의 번짐 등을 자유자재로 사용해 서양화 작품처럼 강렬하다. 반복적인 붓질을 통해 진행되는 먹의 깊이는 물론, 경쾌한 속도감이 두드러지는 작업 등 다채로운 표현의 미학을 살려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오 작가는 “자연의 형태 속에서 물질적인 실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섭리를 보며 그 섭리를 가능케 하는 정신을 파악하고자 한다”며 “부채에 돌 하나 올리고 별 하나 얹고 바람 하나 얹고 시 한 편 얹고 그 위에 인고의 땀방울을 떨어뜨려 소망의 돌탑하나를 촘촘하게 쌓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병기 작가는 7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우석대 강사, 벽천미술관운영위원, 전북미협 및 전주미협 이사 등을 역임했다. 한국예총 공로상을 수상했으며 현재는 원광대 강사, 한국미협 이사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