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김성곤 혁신위원장은 10일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교 교수를 포함한 혁신위원 인선을 완료하고 혁신위 활동에 착수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 교수를 비롯한 10명의 혁신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혁신위는 당초 외부위원 6명과 당내 인사 4명(국회의원, 기초단체장, 원외지역위원장, 당직자)으로 구성될 방침이었지만, 외부인사 5명과 당내인사 5명으로 조정됐다.

 

 당내인사 중 국회의원으로는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계의 우원식 의원이, 기초단체장 몫으로는 박우섭 기초단체장협의회 회장(인천 남구청장)이 인선됐다. 원외지역위원장에서는 친노 핵심인사로 꼽히는 최인호 부산 사하갑 지역위원장이, 당직자 중에서는 이주환 당무혁신국 차장이 각각 합류했다. 

 이와 함께 이동학 다준다 청년정치연구소 소장(새정치연합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이 선임되면서 당내인사 몫은 당초 4명에서 5명으로 늘었다.

 우 의원은 지난 2년여 동안 당 을지로위원장으로 활약해온 점이 높이 평가됐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이 지금 많이 어렵다. 그러나 우리 당에도 희망은 있다"며 "그 희망을 을지로위원회가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혁신위원장 첫 공식 일정으로 을지로위원회 2주년 행사에 참석했었다.

 지난 2·8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바 있는 박 회장은 기초의원, 광역의원 등 지방자치를 대표하게 됐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은 국민 삶의 현장에 튼튼히 뿌리를 내려야 한다"며 "지방자치의 분권정당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전국 247개 지역구 중 원외지역위원장 138명을 대표하는 인물로, 68개 지역 중 원외가 65개나 돼 당세가 가장 취약한 곳으로 꼽히는 영남지역에서 활동해온 점이 고려됐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이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영남의 목소리를 반드시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청년층에서는 당 안팎의 30대 인사가 각각 인선됐다. 이주환 차장과 이동학 소장은 각각 청년당직자와 청년전문가로서 날카로운 비판과 대안을 제시해줄 것으로 김 위원장은 기대했다.

 외부위원에는 조 교수와 함께 최태욱 한림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와 정채웅 변호사(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남 지부장), 임미애 경북 북부권 규제개혁협의회 위원장, 정춘숙 한국여성의전화 전 상임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조 교수와 최 교수는 김 위원장의 요청을 받고 지난 3일 혁신위 합류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정당개혁과 정치개혁 전문가로서 '강한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김 위원장은 기대하고 있다. 

 조 교수는 지난달 18일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을 주장하며 ▲계파 불문 도덕적 법적 하자가 있는 자의 공천 배제 ▲계파 불문 4선 이상 의원 다수 용퇴 또는 적지 출마 ▲지역 불문 현역 의원 교체율 40% 이상 실행 ▲전략공천 20~30% 남겨둔 상태에서 완전국민경선 실시 등 4대 혁신안을 제안한 바 있다. 

 정 변호사는 전남 목포 출신으로 민변 광주전남 지부장과 참여자치21 공동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대한민국 약자들을 위한 변론에 나서왔다는 점에서 '당권재민'이란 혁신위의 지향성에 적합하고 호남 민심을 대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발탁됐다. 

 임 위원장의 경우 경북 의성에서 군 의원을 두 차례 지내고 농민운동과 지역주민 교육에 앞장서 왔고 지역사회에서 신망이 두텁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김 위원장은 "풀뿌리 민주주의와 시민사회의 모습을 임미애 위원이 보여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혁신위원들에 대해 "헌신과 희생에 더해 실력을 갖추신 분들"이라고 평가한 뒤 "우리 당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으로서 방향을 잡고 있어서 거기에 적합한 분들로 (인선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그는 "혁신위원을 선정할 때 또 다른 기준이 있었다. 그것은 한 사람의 뜻이 아니라 집단의 지성을 발휘해 달라는 것이었다"며 "새정치연합에서 거론되는 계파와는 무관한 분들을 가능한대로 선정하려고 노력했고, (혁신위원을 추천한) 집단에서도 그런 기본 방침 하에서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이기주의적이고 계파적인 활동이나 입장을 갖지 않겠다는 것을 요청했고 (위원들도 그렇게) 말씀주셨다"고 밝혔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이 주인 대접을 받고 주인 역할을 하는 참여 민주주의가 실현돼야 한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는 마음만 합치면 기적을 이뤄내는 국민이라고 했다"며 "국민과 당원의 힘으로 혁신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오는 12일 첫 회의를 갖고 활동을 개시한다. 현재로서는 부위원장 제도를 두지 않고 매주 화·목요일 정례회의를 갖겠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첫 회의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는 지금까지 공개된 혁신안을 검토하고 우선순위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김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