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의회가 시내버스파업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생활정치 실종의회, 뒷북의회’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지난 14일 오후 1시30분 전주시의회는 오전 10시30분에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비공식 기자간담회로 성격을 바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조지훈 의장이 대표로 낭독한 성명서에는 첫째 노ㆍ사는 성실한 교섭만이 이번 사태의 유일한 해결책임을 공감하고, 이번 파업으로 인한 모든 민ㆍ형사상 소송을 취하해야 하며, 교섭을 통해 버스 운행 정상화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성명서 내용에는 오전 시의원간담회에서 의원들 간 갈등으로 작용한 ‘시내버스파업 합법’에 대해서는 언급됐지만 ‘전세버스 증차’에 대해서는 이 또한 불법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해 일절 표기하지 않았다.

요점을 정리해보면 시내버스파업은 합법이기 때문에 노ㆍ사 교섭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측이 노측의 교섭단체 인정 주장을 수용하라는 것이며, 오는 7월 복수노조 인정시점 전에 미리 예방주사를 맞는 것으로 생각하고 차제에 걸림돌이 될 만한 문제들을 해소시켜버리자는 취지다.

특히 전주시의회는 이번 시내버스파업 문제를 교통약자인 시민들의 불편 해소 차원에서 접근하기보다는 ‘법리적 판단’에 따른 노조 교섭권에 비중을 뒀으며, 관점에 차이는 있겠지만 노조의 입장을 상당부분 수용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노측과 사측이 양보해야 할 문제에 대해 명확히 구분하지 않았으며, 뿐만 아니라 노ㆍ사간 신속하고 원만한 합의를 하지 못할 경우 시의회 차원의 중대한 결심과 방안을 모색 하겠다면서 구체적인 시한 등을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조지훈 의장이 출입기자들의 질문에 “사측은 교섭권을 인정하고 노측은 불법적 투쟁방식을 거둬야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되풀이했다.

또한 시의회 차원의 중대한 결심에 대해서도 “교섭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때 시내버스보조금조사특위 등의 구성과 전세버스 증차를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이명연 부의장은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의식해 “2010년 12월8일 시내버스파업 시작직후 곧바로 낸 전주시의회 차원 공식성명에서 불법으로 성급하게 판단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시인했다.

결국 시의회가 밝힌 성명서의 내용은 지금껏 여러 시민단체나 사회단체 등이 밝혔던 내용을 되풀이 한 그야말로 ‘전주시의회도 시내버스파업 문제를 가지고 시민들과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고 자세만 갖춘 꼴이 됐다.

한편 이를 지켜본 A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이번 뒷북 기자회견으로 전주시의회는 시민들로부터 망신만 당하게 됐다”며 “의원들 개인적인 활동과 또 다른 이슈인 이마트 앞 농성도 중요하지만 차라리 시내버스파업 문제 등 시민생활 속 애로사항을 해결하려는 의원과 의장단의 모습이 훨씬 보기 좋았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조세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