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 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최일호)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감염 우려가 도내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모범조합원 연수’라는 명목으로 국외 나들이에 나서 눈총을 받고 있다.

정읍시에는 신태인읍을 비롯해 이평면, 수성동, 감곡면 주민 12명이 자가 격리돼 보건당국의 모니터링을 받고 있고 순창군은 한 마을 전체 주민 100여명의 출입이 전면 통제되고 김제시의 경우 양성 확진 환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연수에 나서 물의를 빚고 있는 것.

9일 정읍시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선정된 모범 조합원과 임원 등 모두 16명이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선진문화 벤치마킹 이라는 목적으로 4박6일 일정의 러시아 연수를 떠났다.

일정은 9일부터 14일까지로 전북도연맹주관시군노조임원 해외 연수비용 중 국제화여비 1천900만원과 자부담 1천300만원 등 모두 3천200만원의 경비가 소요됐다.

이번 해외연수는 모범조합원 선정 등 오래전부터 계획된 일정이라 취소와 연기가 불가능하다는 항변이지만 왜 하필 이 시점에 강행했는지 논란을 자초했다.

일정표를 보면 첫날 인천~상트페테르부르크 숙박을 시작으로 대부분 여정이 관광지 방문뿐으로 선진문화 벤치마킹이라는 명목이 무색할 정도이다.

연수시기 또한 정읍시를 기준으로 반경 수십km내에 위치한 지역에서 메르스 확진, 접촉환자가 발생해 영유아 및 학교가 휴업을 하는 등 시민들의 공포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지만 연수는 실행됐다.

메르스가 순창군을 덮치고 김제시에 이어 정읍시까지 확산되면서 각종 행사가 취소 또는 축소되는 등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도 공무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해외 나들이에 나선 것이다.

시민 최모씨(51)는 “전국뿐만 아니라 도내 전역에 메르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감염주의는 손씻기 등 개인위생 철저 준수를 외치고 있으니 정말 불안감이 공포 이상”이라며 “이런 심정은 아는지 모르는지 막대한 혈세를 들여 해외연수를 나간 정읍시공직자들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정읍=김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