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옥마을 평일야간상설공연 ‘한옥스캔들’ 개막식 공연이 지난 4일 저녁 7시 30분 한옥마을 소리문화관에서 쏟아지는 혹평 속에 치러졌다.

매주 목·금 6개월 동안 진행되는 상설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준비기간은 1달여밖에 걸리지 않은 ‘한옥스캔들’이 기본적인 이야기 전개가 부실하고 각종 퍼포먼스가 난립해 집중도를 떨어트린다는 실망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공연 만찬으로 내놓은 비빔밥은 여기저기서 산만함의 극치였다. 앞에서는 공연을 하고 관객들은 여기저기서 비빔밥을 달라고 외쳤으며 약 50개의 4인 테이블에서 난리통에 차려진 비빔밥은 돌처럼 차가워 반절도 다 먹지 않는 관객들이 부지기수였다. 또한 아주머니들이 세팅되지 않은 테이블에 연신 밥, 국물, 반찬을 나르고 치우느라 만찬을 즐기며 관람하는 공연이 아닌 시야를 다 가려 소리만 들을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식후 공연에서는 ‘진불대왕과 괴물’이라는 전주설화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가 전개됐음에도 불구하고 소리문화관 동서남북, 사방팔방, 지붕위에서 배우들과 비보이가 출연해 관객들이 소리 나는 곳을 향해 여기저기 고개를 돌리느라 이야기의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이 더해졌다.

더불어 판소리, 비보이, 비트박스, 아퀴, 퓨전국악, 가곡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됐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퍼포먼스가 난립해 관객들은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해 연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또한 첫 사회자의 마이크부터 시작한 음향사고는 공연도중에도 녹음된 내레이션 등 연신 음향사고가 발생해 극의 흐름이 끊어졌다는 평이다. 

공연을 관람한 김모씨는 “이렇게 목이 아픈 공연은 처음이다”면서 “공연이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공연관계자는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면서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한옥스캔들’은 문화포럼 나니레의 주관으로 진행되며 총감독에는 김성훈, 연출 박희태, 작곡은 김성오가 맡고 있다. 6월 4일부터 11월 20일까지 매주 목·금 7시 30분 전주소리문화관 마당극장에서 진행되는 이 공연의 입장료는 식사포함 1만 9000원이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