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중회원도 아닌데 위조한 종중회의록으로 종중 소유의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종중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수십억원을 가로챈 사기 조직이 검거됐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일 고가의 부동산을 소유한 특정 성씨의 종중의 토지 소유권을 이전, 이를 담보로 26억원 상당의 대출금을 받아 챙긴 총책 송모(58)씨 등 5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범행에 가담해 종중의 허위대표 역할을 한 송모(48)씨 등 1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 전주와 익산, 정읍 등에 고가의 부동산을 소유한 특정 성씨의 종중이 소유한 토지를 담보로 금융권으로부터 모두 10차례에 걸쳐 26억원의 대출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종중 소유의 부동산 현황 및 허위 종중원의 보증용 인감증명서를 수집하는 총책, 종중회의록 등 서류를 위조하는 위조책, 경비를 지원하는 자금책, 인출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이같은 대출사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총책 송씨는 종중회의록만 있으면 종중원이 아니라도 종중회의 대표가 될 수 있다는 종중규약 관리의 허점을 악용, 종중회의록을 작성하기 위해 필요한 허위 종중원 11명을 모집한 뒤 보증용 인감증명서 등을 받는 대가로 300만원씩 지급했다. 

공범들은 종중회가 소유한 부동산 지번 정보를 이용해 소유권 이전에 필요한 종중회의록을 위조, 규약을 관리하는 관할 행정기관으로부터 대표자 변경을 승인 받았다.

이후 허위 매수자를 가장한 이모(44)씨를 통해 소유권을 이전하고, 금융기관에는 중도금 지급을 위한 토지 담보대출을 받은 것처럼 속여 대출금을 받아 챙겼다.

이같은 이들의 사기 행각으로 잃어버린 땅을 찾으려는 종중회원들과 수억원의 대출금 보전을 위한 금융기관들 사이의 민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중중회에서 이들의 불법 소유권 침탈 행위에 대한 고소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동일한 수법의 추가 범행을 자행해왔다”며 “이들의 사기행각으로 추가 피해를 입은 종중과 불법대출에 따른 금융기관의 불법행위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