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희망버스' 행사와 관련해 실형을 선고받은 송경동 시인 등 예술가들이 "정부는 헌법이 보장하는 예술의 자유와 예술가의 권리를 보장하라"며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와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등 20여명의 예술가들은 3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박근혜 정부와 사법권력은 사회 비판적인 예술가와 예술에 대한 과도한 규제, 처벌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예술의 사회적 가치와 권리를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희망버스의 송경동 시인, 박 대통령 관련 팝아트를 작업한 이하 작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요구한 홍승희 작가 등을 비롯해 너무나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박근혜 정부의 반예술적이고 비상식적인 통치 체제 속에서 처벌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예술을 탄압하지 말고 즐겨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비록 예술일지라도 법 앞에 예외일 수 없다고 정부는 얘기해왔지만 정부가 즐겨 쓰는 법률은 상위법에 예외일 수 있나"라며 "도로교통방해와 건조물침입, 대통령 명예훼손을 들어 헌법적 권리를 무력화하는 자들이 누구인가"라고 외쳤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조영선 사무총장은 "예술가들에게 유죄가 선고되더라도 우리들의 노래와 함성, 그 모든 정신에는 무죄가 선고됐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이하씨를 비롯해서 예술가들을이 구속하고 세월호 추모 집회에서 태극기를 태운 사람에게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도 한 것은 공포정치를 하겠다는 현 정권의 의도"라고 말했다.

 송 시인은 이날 '진실은 구속 당하지 않는다' 시 낭송에 앞서 "진실을 얘기하는 것이 감옥으로 가는 거라면 마다하지 않겠다"며 "예술을 가둘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겠다. 가둘수록 더 큰 목소리, 더 큰 노래로, 더 큰 그림으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송 시인은 한진중공업 사태 관련 '크레인 고공농성'을 지지하기 위해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의 버스'(희망버스)를 기획한 바 있다.

 
 희망버스 행사와 기륭전자 농성 과정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송 시인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오는 11일 부산고법에서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송 시인의 얼굴이 그려진 가면을 쓰고 기자회견을 하는 '송경동을 찾는가? 바로 나다!' 퍼포먼스를 했다.

 이들은 오는 11일 오전 8시 대한문에서 부산으로 떠나는 '희망을 만드는 동행, 법보다 예술 버스'를 진행한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