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2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조짐과 관련해 보건당국의 무능을 질타하면서도 협력을 통한 위기극복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새정치연합은 당 워크숍을 마친 뒤인 오는 4일 메르스 관련 긴급현안질문을 요청하고 메르스 발생지역 공개 등 범정부적 대책을 촉구하는 한편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1박2일 일정으로 예정된) 당 국회의원 워크숍 다음날(4일) 긴급현안질문을 요청한다"며 "여당 원내대표와 합의해서 메르스 확진에 대한 결과를 보고받고 그 대책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당초 이날 회의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참석을 요청했던 것과 관련, "새벽이라도 좋다고 했지만 오지 않으셨다. 바쁘시다면 괜찮다"면서도 "공무원연금을 논의할 때는 거의 매일 여당을 들락날락하던 태도와는 크게 비교가 된다"고 꼬집었다.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이미 3차 감염까지 확인된 마당에 메르스 발생지역과 의료기관을 공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해당 지역 주민과 학교, 다중시설 관계자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장은 "지금은 보건당국 책임자의 책임을 물을 시간도 없다"며 "대책에 만전을 기해 달라. 책임은 이후에 반드시 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석현 국회 부의장은 메르스 의심환자 사망자가 2명이나 발생한 데 대해 "빠른 전파력과 치사율로 국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괴담만 잡을 게 아니라 메르스를 잡아야 한다"며 "철저한 방역대책을 구축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김춘진 의원도 "현재 682명의 격리대상자가 있지만 그 중 35%는 고위험군이다. 격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총리가 총 책임지고 범정부적 대책을 강구해야 하지만 총리가 없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범정부를 통합해 관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우리 감염학회, 보건협회, 역학기능 등 모든 감염에 대한 대책을 세울 수 있는 모든 분야가 국가적 문제의 극복을 위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며 "복지부 장관은 국회와 함께 논의하면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익 의원도 복지부의 부실대응을 지적하고 "지역을 먼저 공개해야 한다. 지역을 공개해야 총력대응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뒤 "무엇보다도 그 지역을 책임지는 지방자치단체가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복지부는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전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고'로 신속히 상향 조정해야 한다. 그래야 지원이 늘어나고 격리수용이 가능해지고 여러 가지 예산배정 등이 가능하다"고 촉구한 뒤 "복지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한계는 지나갔다. 범정부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주 의원 역시 "지금은 확산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현재 보건소 전문성은 부족하고, 민간병원은 환자를 기피하고 있다. 관련정보를 공개하고 지역적 대응에서 벗어나 전국적 대비로 넘어가 지방, 국립병원을 포함해 격리병동을 총동원한 총력 대응체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을 향해 "에볼라 창궐할 때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환자가 한 명이던 11월 백악관에서 직접 에볼라 대응팀 보고회의를 가졌다. 박 대통령은 18명일 때 대책회의 한 번 없이 국회와 세월호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여당 군기잡지 말고 메르스나 막으라"고 꼬집었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