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의 다단계 사기 수법을 모방해 2500억원대 불법 다단계 사기 행각을 벌인 다단계판매 업체 대표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일 고수익을 미끼로 1만3000여명의 회원을 모집해 불법 다단계 업체를 운영, 2500억원 상당의 운동기구 등을 판매해17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대표 남모(54)씨와 고문 허모(58)씨 등 4명을 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이들과 함께 투자자를 모집한 지역 총판장 허모(65)씨 등 4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씨 등은 지난 2013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경기도 과천에 불법다단계 회사를 설립한 뒤 투자자 1만3000여명으로부터 투자금 2500억원을 끌어들여 17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전국에 98개의 총판과 400여개의 대리점을 운영하며 “한 대당 1000만원 상당의 고가의 운동기계(발 마사지, 음파진동기, 반신욕기)를 구입해 회사가 위탁관리하면 연 40%대의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투자자들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남씨는 ‘4조원대 불법다단계 사기사건’을 벌이고 중국으로 도주한 조희팔의 사기수법을 연구해 ‘운동기기 역렌탈’이라는 방법을 통해 다단계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씨 등은 5단계의 직급체계를 만들어 상위 직급으로 승진하면 더 많은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며 승진자격 요건으로 수억원대의 운동기기 구입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회사 설립 초기에는 투자자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연 45%에 달하는 수익금을 배당해 신뢰를 쌓았고, 실제로 배당금이 지급되자 투자자들은 적게는 1000만원부터 많게는 3억원까지 투자했다.

그러나 이들이 수익금을 배당하는 방식은 전형적인 다단계 사기수법으로, 후순위 회원들의 투자금으로 선순위 회원들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형식으로 투자자들의 의심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들은 투자자들이 구입해 회사에 위탁한 운동기기를 지역 대리점에 비치해 사용료를 받아 약정한 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수익구조를 내세워 투자자들을 유혹했으나, 압수한 장부 등을 확인한 결과 대다수 운동기구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허위 물건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씨의 불법 다단계 사기 수법을 벤치마킹, 많은 투자자들을 끌어모아 사기행각을 벌인 전형적인 불다단계 사기범죄”라며 “불법 다단계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고수익을 미끼로 회원들을 끌어들이는 다단계 업체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