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동안 쌀 관세화 유예로 늘어난 TQR(저율관세할당) 물량이 41만여톤에 달한다.

 이중 30%는 '밥쌀용 쌀'로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쌀이 남아돌고, 가격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추진되고 있어 농민은 물론 시민단체, 정치권까지 온통 반대 목소리를 내며 수입 철회를 촉구하는 등 거센 발발이 일고 있다.

 21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지원장 임종길, 이하 '농관원')에 따르면 지난 2004년 협상을 통해 쌀 관세화 유예를 연장하면서 밥쌀용 쌀 의무수입비율이 2010년부터 30%로 설정됐다.

 1995년 5,1만톤이던 TQR 물량은 이때 20.5만톤으로 확대됐고, 2014년 40.9만톤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의무적으로 수입해야되는 '밥쌀용 쌀'은 12만3,000톤에 이르게됐다.

 2004년까지 TQR 모두 가공용으로만 수입했지만 이해 관계국의 문제 제기로 밥쌀용이 설정됐다는게 정부 설명이다.

 그러다, 지난해 9월 정부가 쌀 관세화를 WTO에 통보하면서 수정 이행각서에서 30% 의무수입 비율을 삭제했다.

 농민단체들이 "30% 비율 삭제는 수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받아들인 대목이다.

 그러다  지난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TRQ 쌀 구매입찰 공고를 내고 밥쌀용 쌀을 오는 9월 5,000톤, 10월 5,000톤 등 총 1만톤을 수입하겠다며 오늘 전자입찰을 실시키로 해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특히, 8만톤에 가까운 쌀을 시장에서 격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쌀 값 하락이 멈추지 않고, 우리 쌀도 넘쳐나는 이때 굳이 밥쌀용 쌀을 수입한다는 것은 다른 의도가 숨어있다며 반발 강도 또한 그 어느때보다 크다.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등을 염두에 둔 이야기다.

 더욱이, 쌀은 국민의 생명과 국가 안보가 연결된 식량 주권의 문제인데 정부가 의지도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철회 촉구 목소리가 거세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이날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농민 수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밥쌀용 쌀 수입 규탄대회'를 갖고 "밥쌀용 쌀만은 수입을 안하겠다던 정부가 관세율 513%를 지키기 위해 밥쌀용 쌀을 수입한다는건 변명"이라며 "지난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통해 쌀수입계획을 기습적으로 발표하고 21일 전자입찰을 하는 것은 주권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새정치민주엽합 역시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쌀 7만7,000톤을 시장격리 조치에도 불구하고 쌀값 하락이 계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가 밥쌀용 쌀을 포함한 쌀 7만5,378톤 수입을 추진해 농민들 반발이 확대되고 있다"며 정부에 밥쌀용 쌀 수입 중단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임종길 농관원 전북지원장은 '밥쌀용 쌀 30% 의무수입' 조항 삭제는 국내 수요와 상관없이 무조건 30% 수입하는 의무를 없애겠다는 것"이라며 "향후 쌀 TQR은 국내 쌀 산업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를 기본 방향으로 해 국내 수용 등을 감안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송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