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동안 찬반 논란이 뜨거웠던 전라북도 학생인권조례안에 대해 대법원이 유효하다는 첫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체벌금지와 두발 및 복장의 자유 등을 담고 있는 전북 학생인권조례안은 효력을 유지하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4일 교육부 장관이 "전북학생인권조례 제정 의결은 효력이 없다"며 전라북도 의회를 상대로 낸 제정 조례안 의결 무효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조례안의 구체적인 규정들이 초·중등교육법령 등 관계 법령의 규정과 일치하고, 헌법에 의해 인정되는 학생의 권리를 확인하거나 이를 구체화한 것에 불과하므로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조례안은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인정되는 학생의 권리가 보장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교육 과정에서 학생의 인권 보호가 실현될 수 있도록 그 내용을 구체화한 것일 뿐"이라며 "법령에 의해 인정되지 않았던 새로운 권리를 학생에게 부여하거나 학교장과 교사 등에게 새로운 의무를 부과한 것도 아니며 교사나 학생의 권리를 새롭게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조례안 내용 중 체벌금지 부분에 대해 '도구·신체 등을 이용, 학생의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방법을 사용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 초·중등교육법령의 범위에 속한다고 봤다.

 복장·두발 규제 및 소지품 검사·압수를 제한한 부분에 대해서도 "'복장·두발 등 용모, 교육목적상 필요한 소지품 검사,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의 사용 등 학생의 학교생활에 관한 사항'을 학칙의 기재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초·중등교육법령의 내용과 제한 범위가 일치한다"며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교육부는 조례안이 학기당 2시간의 인권교육을 실시하도록 한 것과 관련, "조례제정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학기당 2시간 정도의 인권교육을 편성·실시하는 것은 지방자치법상 교육에 관한 사무로서 학교의 운영과 지도와 관련된 사무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