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리예술로, 지난 1964년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됐다.


또한 지난 2003년 11월에는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세계무형유산걸작’에 선정, 인류가 지켜야할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소리의 고장’ 전주에서 열리는 전주대사습놀이는 판소리 부문의 명인·명창 배출의 산실이자, 장원에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상금과 함께 대통령상이 수여되는 국가대표 소리꾼을 선발하는 대회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판소리가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되기까지는 판소리를 보존·발전시켜온 계승자들의 이름을 드높일 수 있는 무대를 이어온 전주대사습놀이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사)전주대사습놀이 보존회에 따르면 ‘대사습놀이’는 조선 숙종 때의 마상궁술대회와 영조대의 물놀이와 판소리, 백일장 등 민속 무예놀이를 종합한 ‘사습놀이’에서 출발했다.


이후 영조 8년(1732년) 전주에 재인청과 가무 대사습청이 설치되면서 처음 대사습대회가 베풀어졌으며, 이후 순조시대까지 연례행사로 치러졌다.


당시 대사습대회에서 선발된 권삼득, 신재호, 송만갑 등 15명의 광대에게는 의관, 통정, 검찰, 오위장, 참봉, 선달 등의 벼슬을 직접 제수하고, ‘명창’의 칭호를 하사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일제의 침략으로 인해 중단됐던 대사습놀이는 지난 1974년 전통예술에 뜻을 가진 전주지역 인사들이 모임을 갖고, 이듬해인 1975년부터 판소리와 농악, 무용, 시조, 궁도 등 5개 부문으로 전주대사습놀이를 개최하면서 전통문화 축제의 장으로 새롭게 거듭났다.


이후 지난 1983년에는 기악과 민요, 가야금명창 등 9개 부문으로 확대됐으며, 지난 2010년부터는 그간 조연에 머물렀던 고수들을 위한 명고수부도 신설돼 현재 10개 부문으로 전국대회가 열리고 있다.


대사습놀이는 조선시대 판소리 8대 명창 중 가장 선배인 권삼득을 시작으로 지금의 모습으로 재편된 이후에도 수많은 판소리 명인·명창을 배출해왔다.


현재 우리나라 판소리계를 대표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전주대사습놀이 출신으로, ‘대사습을 거쳐야 최소 소리꾼으로 불린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 정도다.


실제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장원을 거머쥔 국악인만 해도 전주출신으로 동초제 판소리의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故 오정숙 명창(1회, 춘향가)을 시작으로 조상현 명창(2회, 심청가), 故 성우향 명창(3회, 춘향가), 성창순 명창(4회, 심청가) 등 수없이 많다.


이들은 모두 국가중요무형문화재 5호(판소리)로 지정됐으며, 이후에도 조통달 명창(8회, 수궁가)과 송순섭 명창(20회, 적벽가) 등 다수의 인간문화재를 탄생시켰다.


또한 지난 1983년부터 진행돼온 전주대사습놀이 학생부 경연에서도 해마다 수많은 판소리 인재들이 배출되고 있다.


국악인이자 영화배우인 오정해는 학생부 대회가 처음 열린 지난 1983년 학생부 판소리 장원을 수상했으며, 신세대 국악인을 대표하는 박애리도 지난 1994년 학생부 판소리부문 장원을 차지했다. 판소리 신동으로 불리는 유태평양도 지난 2010년 학생부 판소리 장원에 올라 활발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전주대사습놀이가 이처럼 200여년의 세월동안 이어져오며 전주시는 ‘소리’라는 소중한 자산을 갖게 됐다.


시는 대사습놀이를 통해 배출되는 명창(소리)과 전주한지 명인, 선자장(부채), 소목장 등 지역의 소중한 무형문화유산과 한식 등 고유의 전통문화자산을 중심으로 전주를 대한민국 문화특별시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또한 경기전과 전주한옥마을 등 전통문화와 역사자원 등을 보존·계승·발전시켜 전주의 문화영토를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현재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유·무형의 자산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인간문화재 등 무형유산 보존과 발굴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전주가 보유한 인간문화재는 도 지정 38명과 국가지정 2명, 명예 인간문화재 4명 등 모두 44명으로 전국 기초단체 평균보다 20배 이상 많다.


김승수 시장은 “전주는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많은 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무형문화유산의 보고이자,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무형문화를 계승·발전시켜왔다”며 “최고 권위의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와 무형문화유산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특별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