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개막한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 9일 작년보다 6,874명 증가한 75,351명의 관객 수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10일간 개최된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명암(明暗)을 들여다본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관객과의 대화 / 왼쪽부터 정영기 (배우), 안국진 (감독), 이정현(배우)




<명(明)>

▲종합경기장·CGV효자 공간의 확장, 관객들의 관람권 확대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CGV전주효자를 메인 상영관으로 지정하고 전주종합경기장을 이용해 야외상영 및 개막식, 시상식을 진행했다. 결과 작년대비 4개 증가한 17개 상영관과 109회 증가한 440회 상영회차로 많은 관객들의 관람의 기회는 대폭 확대됐다. 또한 전주종합경기장에는 야외상영 및 각종 이벤트가 치러져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남미영화의 강세, 미래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새 얼굴 발굴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수상작들을 보면 ‘남미영화’의 강세가 여전하며 미래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신인감독들이 눈에 띈다. 국제경쟁 부문 주요 상 3개 중 2개를 남미영화가 수상하는 등 남미영화의 활약이 두드러졌으며 한국영화 영역에서는 영화학교 출신의 새 얼굴들이 대거 참여해 새롭고 창의적인 작가가 발굴됐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한국단편경쟁 대상 ‘토끼의 뿔’(한은미)을 들 수 있다. 


▲‘클래스 프로그램’ 호평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국제적인 거장 감독과 평론가, 배우 등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다채로운 ‘클래스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결과 배우 이정현, 감독 류덕환 등을 만나 영화 제작 경험을 직접 들으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전주프로젝트마켓
7회를 맞은 ‘전주프로젝트마켓(JPM)’은 160여개 투자/제작/배급사에서 총850명이 참가해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참신한 영화기획을 선보이는 전주프로젝트프로모션(JPP)에는 총 316명이 피칭 현장에 참석했으며 비즈니스 미팅에는 CGV아트하우스,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영화사 진진 등 국내 유수의 투자/제작사 23개사가 참가해 80회의 미팅을 진행했다.

5월 6일 종합경기장에서 치러진 시상식에 텅빈 좌석들



<암(暗)>


▲영화의 거리 소외·종합경기장, 축제의 느낌 못살려
영화제 기간 동안 ‘영화의 거리’는 한산했다.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고사동 ‘영화의 거리’를 프로그램 이벤트, 전시, 공연 등이 열리는 ‘전람회의 거리’로 꾸며 영화제의 위상을 보여줄 예정이었으나 공간의 확장에 따른 관객분산으로 ‘영화의 거리’는 휴일을 제외한 평일에는 한산해 축제라고 생각되기에는 아쉽다는 평이 잇따랐다.


또한 종합경기장에서는 오후 8시에 열리는 야외상영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각종 이벤트 및 공연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없이 텅 비어 지프지기(전주국제영화제 자원봉사자)들은 의자에 앉아서 잡담을 나누거나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조직 내부 갈등 잇따라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을 10여일 앞두고 조직을 총괄하는 사무처장이 돌연 사의를 표하고 연락마저 두절됐다. 지난 2012년 고석만 위원장이 조직위를 맡으면서 끊임없는 내부 갈등으로 인해 인력들의 잦은 교체가 이뤄졌다. 실제 2012년 10월에 홍영주 전 사무처장과 프로그래머 등 8명이 고석만 위원장과 의견 차이로 조직위를 떠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황인태 사무처장이 취임했으나 황 전 처장 등 상근직이었던 각 팀장들도 조직위를 떠났다. 영화제 조직위의 내부 갈등으로 인해 사무처장 등이 조직위를 떠난 사태는 이번까지 3번째다.


▲예산 5억 증액됐으나 모두 빚 갚는데 사용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예산은 총 41억2000만원(국비 6억1000만원, 도비 1억7000만원 시비 25억 원, 자체 8억4000)이 투입됐다. 국제영화제측은 올해 영화제 예산이 지난해에 비해 5억 가까이 올랐으나 그동안의 빚을 갚는데 대부분을 사용하고 올해도 2~3억 가량의 마이너스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마이너스의 상황에서도 ‘전주프로젝트:삼인삼색’의 제작비 전액을 지원하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각구도 시도, 셔틀버스 운행 예산 낭비
종합경기장, CGV전주효자, 영화의 거리를 잇는 셔틀버스가 15분 간격으로 운행됐다. 국제영화제측은 5월 1일부터 6일까지 총 860여 회의 셔틀버스를 운행했고 이 기간 셔틀버스를 이용한 이용자 수는 15,08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으나 야외상영 시간대인 6~8시경의 셔틀버스에는 평균 5명의 관객들만이 이용했다. 셔틀버스는 6,000여만 원(1일 1대당 60여만원×10, 인건비·유류비 제외)에 운영돼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시상식 관객 예측 실패
5월 6일 열린 시상식에는 관객들보다 빈 좌석이 더 많았다.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2000석의 티켓을 무료 배부했으나 종합경기장은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또한 쌀쌀한 날씨에 종합경기장을 찾은 관객들마저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쌀쌀한 날씨를 대비해 담요를 준비하는 등의 대비책을 모색했어야했다는 평이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