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시상식이 지난 6일 종합경기장에서 열렸다. 배우 소이와 오지호의 사회로 열린 시상식에 ‘변방의 시인’(감독 쥐 안치)과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감독 안국진), ‘토끼의 뿔’(감독 한인미) 세 작품이 각 부문 최고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제경쟁 대상 ‘변방의 시인’(쥐 안치)

▲국제경쟁 부문 대상에 중국 쥐안치 감독의 ‘변방의 시인’이 수상했다. 부상으로 한화 2천만원과 트로피가 수여됐다.
-줄거리
시인 슈는 일자리와 예술을 찾아 방황하는 인물이다. 그는 베이징에서 4천 킬로미터 떨어진 신장웨이우얼 자치구로 출장을 간다. 중국의 서쪽에 위치한 자치구 깊숙이 들어가면서 지방의 황량한 곳까지 그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그는 고산지대와 숲, 호수, 사막을 지난다. 그 과정에서 시인은 싸구려 모텔을 전전하며 16개의 시를 완성해간다.
-감독
쥐 안치(JU Anqi)감독은 1975년 중국 신강에서 출생했다. 1999년에 베이징영화학교를 졸업하고 ‘베이징에 강한 바람이 분다’를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였고 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등지의 수많은 영화제에서 상영됐다. 로테르담국제영화제의 지원으로 완성한 ‘변방의 시인’은 쥐 안치 감독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장편영화이다.
-작품평
국제경쟁 심사위원 그리스 배우 반젤리스 모우리키스는 “단순하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고 예술적이면서도 궁극적으로 매우 감동적이다”고 평했다.

한국경쟁 대상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안국진)

▲한국경쟁 부문 대상에 안국진 감독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가 선정됐다. 부상으로 한화 천만원과 트로피가 수여됐다.
-줄거리
식물인간인 남편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생활의 최전선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수남. 노동의 강도에 비해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고 남편은 일어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이정현의 파격적인 연기가 돋보이는 잔혹동화다.
-감독
안국진 감독은 1980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경희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뒤 한국영화아카데미에 입학해 연출을 전공했으며 2010년에 연출한 단편영화 ‘더블 클러치’는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의 첫 번째 장편영화.
-작품평
한국경쟁 심사위원 토니 레인즈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 대해 “웃기지만 충격적이고 때론 잔인한 이 작품은 관객들을 사로잡을 힘으로 충만한 작품”이라고 평했다.

한국단편경쟁 대상 ‘토끼의 뿔’(한인미)

▲한국단편경쟁 부문 대상에 한인미 감독의 ‘토끼의 뿔’이 선정됐다. 부상으로 한화 5백만원과 트로피가 수여됐다.
-줄거리
처음에는 새 운동화를 사기 위해 용돈벌이에 나선 깜찍한 소녀들의 성장담으로 시작하지만 소녀들은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과정에서 어른들의 세계가 동심이나 순수함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워한다. 위기의 상황마다 소녀들은 천연덕스럽거나 무심한 반응을 보인다.
-감독
한인미 감독은 1988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부를 졸업한 뒤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했다. 단편연출작으로 ‘바람이 말해줍니다’(2009), ‘미개통구간’(2010) 등이 있으며 2013년에 연출한 ‘마침내 날이 샌다’(2013)는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 상영됐다.
-작품평
‘토끼의 뿔’은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로 선정됐으며 한국단편경쟁 부문 존 칸시아니 감독은 “동심이 깨지는 순간에 대한 놀라운 고찰을 통해 자본주의의 폭력성에 질문을 던진다”고 평했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