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베트남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서 도내 농·축·수산업계의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7일 전북도와 전북농협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5일 한·베트남 FTA에 정식 서명했다.
 국회 승인 절차가 남았지만 연내 발효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너무 빠른 속도로 협상이 진행되다 보니 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특히, 농·축·수산업 의존도가 높은 도내 산업 구조를 감안할 때 직·간접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중, 1차 가공쌀의 개방으로 과자, 떡 등에 사용되던 가공용 쌀이 수입산으로 대체돼 쌀 소비의 감소로 도내 농가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또, 마늘(건조.냉동), 파쇄·분쇄 생강(신선.냉장.건조)이 10년 내 관세가 사라지게 돼 양념류 등에 쓰이는 마늘, 생강 등의 피해도 예상된다.

 돼지고기와 천연꿀이 각각 10년, 15년 후 개방될 예정이어서 꿀의 생산감소와 함께 자연생태계 차원에서도 우려가 일고 있다.

 사과, 배, 포도 등 대표적인 도내 농산물 역시 베트남산 열대과일로 소비시장에서 대체 될 가능성이 높아 우려스럽다.

 반면, 고추·양파·녹차 등 주요 민감 품목에 대해서는 양허가 제외됐으며 쌀은 협정 대상에서 빠졌지만 안심하기에 일러 보인다.

 수산물 중에서는 가자미, 갯장어, 피조개 등이 3년 내 관세가 철폐되고 냉동 가오리, 생선묵, 조제 문어는 5년 내 관세가 사라진다.

 특히, 새우(냉동가공)는 최대 1만5000톤(1억4,000만달러)까지 무관세로 취급하는 저율관세할당을 부여키로 해 수입 급증이 예상된다.

 이번 협정으로 한국은 자동차 부품, 합성수지, 편직물 등 주요 소재·부품 분야에서의 수혜가 예상된다.

 때문에, 이들 품목을 수출을 통해 이득을 얻기 위해 농·축·수산업을 내어준 것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개방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겠다는 정부도 아직까지 피해 분야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세워진 것이 아닌 만큼, 지자체가 적극 나서 각 품목별 영향을 분석, 치밀한 대응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한편, 전북도는 지난 2월 27일 농민단체, 학계,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삼락농정위원회를 출범해 기초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에 대해 집중 논의하고 식량, 원예, 축산 등 10개분과를 구성해 FTA 등 농정방향 및 사업발굴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 관계자는 "각종 FTA로 인한 개방 농정하에 지속가능한 전북농업 유지를 위해 삼락농정위원회의 각분과 및 삼락농정포럼을 두고 심도있는 정책논의를 통해 전북농정의 패러다임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도민 최정민(57)씨는 "전자제품, 화장품, 자동차부품, 건설 등 국내 기업들의 수출과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농·축·수산업 피해를 줄이기 위해 수출·소비기반 확대, 농가소득안정, 농업인력 육성, 기초농산물 국가 수매제 등 국가와 지자체의 대응책 마련 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송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