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 가정의 어른인 노인들이 학대와 사기피해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3년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4개 노인보건전문기관에 접수된 노인학대 신고는 총 1맘162건으로 하루 평균 27.8건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노인학대 신고 접수도 매년 꾸준히 늘어 5년 전인 2009년(6159건)에 비해 64.9% 증가했다. 

 특히 노인학대는 대부분 친족, 그 중에서도 아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서울시가 운영하는 노인보호전문기관 2곳이 지난해 실시한 노인학대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노인학대 범죄를 저지른 482명 중 아들이 197명으로 전체의 40.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배우자 82명(17%), 딸 74명(15.4%) 순으로 나타나 가족 내 갈등이 학대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학대유형별로 보면 지난 3년간 신체적 학대(35.7%)와 정서적 학대(36.9%)가 가장 많았으며, 방임(13.6%)과 경제적 학대 (10.3%)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노인학대가 급증하는 배경에는 급격한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경제적 문제와 친족간 갈등이 패륜적인 학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은 지난해 말 현재 85세 이상의 초고령 인구 48만110명이 2035년엔 89만1920여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시도별 고령인구 및 구성비 자료에 따르면 전북은 18%로 전남(21.7%)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가파른 고령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족들의 학대와 함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범죄도 노인들을 깊은 절망의 늪에 빠뜨리고 있다.
부안경찰서는 지난 3월 30일 혼자 사는 할머니들에게 접근해 친분을 쌓은 뒤 돈을 빌려 갚지 않은 최모(56)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부안의 한 시장에서 노점을 하는 A(67·여)씨에게 집까지 태워다 주겠다며 접근해 친분을 쌓은 뒤 “경마장에서 돈을 따서 이자까지 갚겠다고”고 속여
모두 20차례에 걸쳐 38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자신이 시장에서 생선을 팔아 모은 돈 1800만원과 지인에게 빌린돈 2000만원을 빌려줬다가 최씨에게 사기를 당했다.

 조사결과 사기 등 전과 44범인 최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혼자 사는 할머니 18명으로부터 모두 6700만원의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복지의 사각지대에 소외된 노인들에 대한 학대는 물론 혼자 사는 노인들의 외로운 처지를 악용한 사기범죄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친분을 내세워 거액의 빚을 요구하거나, 건강식품을 고가로 판매하는 사기범들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노인과 가족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