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1시에 점심을 먹어요"

 12일 오전 11시 KEPCO(한국전력) 전북본부 1층 식당 배식대에는 직원들이 식판을 들고 줄을 이었다.

 다른곳이라면 빠른 점심을 먹은 후 별도의 시간을 가지려는 것 아니냐며 직원들의 나태함을 꾸짖겠지만 전혀 다른 상황이다.

 전력수요 분산을 위한 한전의 고육지책 일환이다.

 전기를 생산 판매하는 한전의 겨울철 전력사용량 분산을 위한 노력이 눈물겹다.

 전국적으로 오전 10~12시와 오후 4∼6시가 전력수요 피크 시간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KEPCO는 오는 21일까지 전기소비절약을 솔선수범하기 위해 기존 12시~1시 사이였던 점심시간을 1시간 앞당겨 운영하고 있다.

 또한, 난방온도 18℃이하 유지, 점심시간 및 장시간 이석시 PC끄기, 불필요한 대기전력 차단 등 기존에 추진해오던 다양한 에너지 절약 노력을 더욱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

 이날 점심을 위해 식당으로 발을 옮기던 직원은 지나는 길에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으면 '왜 불이 켜졌는지'를 확인하는 확인정신까지 발휘했다.

 최근 추위가 극성을 부리면서 전력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전북의 경우 취침시간대인 오전 0시대에 가장 전력소모가 많다.

 새해 첫 날인 1일 2788MW에 이어 3일 3014MW, 6일 3086MW, 7일 3113MW 등 지난주 모두 오전 0시에 전력수요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장 큰 원인은 다른 난방 에너지에 비해 저렴하면서 편리성까지 겸한 전열기구들이다.

 전국적으로 전기온풍기와 바닥전기장판, 전기히터 등의 전기난방용품 사용이 늘면서 이번 겨울 전기난방 수요 1700만㎾중 24%를 차지할 정도로 보편화됐다.

 이에 전통적으로 여름철에 기록됐던 연중 최대전력도 겨울철에 발생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전북본부 관계자는 "전력사용량이 증가하면 가계 지출도 늘어나지만 값비싼 외국 연료 구입, 발전소 추가가동 등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개개인의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그 어느때보다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송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