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100억 미만 공공공사의 실적공사비 적용이 폐지돼 도내 건설업계는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환영의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계약심사제도도 변화가 있어야 건설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계약심사는 지난 2008년 도입된 것으로 도, 시군,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 용역, 물품구매 등 각종 사업을 대상으로 원가산정, 공법적용, 설계변경 적정성 등을 심사해 사전에 예산낭비 요소를 최소화하는 제도다.

 5억~100억까지는 도에서, 5억 미만은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심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공사비 부족 등으로 부실시공 등의 문제를 사전에 예방한다고 하지만, 실제는 공사비 깎는 도구로 전락했다며 불만이 크다.

 표준품셈 가격의 80% 수준으로 알려진 실적공사비가 제자리를 잡아가더라도 5% 남짓 삭감되는 원가심사가 적정 공사비 발목을 잡는다는게 업계 불만이다.

 종합건설사 A업체 관계자는 "예산에 맞춰 설계가 이뤄지고 있는 현실속에 원가심사로 예산을 절약하겠다는 '성과주의'가 맞물리며 부실시공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적은 공사비로 제대로 된 공사를 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과거에 축적된 계약가격을 향후 공사에 적용하는 실적공사비가 폐지됐다하더라도 원가심사에서 공사비가 삭감되면 도로 원점이라는 것.

 이와 관련 원가심사를 맡고 있는 전북도가 변화를 예고해 주목된다.

 '14년 전북도 원가심사팀에서 치른 계약심사는 620건, 요청금액 7,951억8,000여만원에 달한다.

 심사금액은 7,537억5,000여만원으로 414억3,000여만원을 절감했다.

 삭감비율은 5.2%로 전국에서 중하위권에 속한다.

 한때 절감비율 상위권을 유지하던 전북도가 무조건적인 삭감보다는 과다물량 제거하고, 빠진 물량 찾아주기 등으로 심사 기준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표준품셈에서 제시된 기준을 철저히 지켜나간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예전처럼 무조건 깍기보다는 물량과 인원, 효율 등이 제대로 적용됐는지에 심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절대 맞춰놓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사원가가 적정가격에 미달할 경우 신청한 설계원가보다 증액해 공사비 부족으로 인한 부실시공 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특히 도가 통보한 적정 공사비를 임의로 줄이지 못하도록 현지 실사를 통해 확인하는 등 계약심사 사후관리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송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