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희 미완성소설 ‘제망매가’의 삽화전시회가 21일부터 5월 5일까지 전주부채문화관 지선실에서 개최된다.

최명희문학관은 개관 9주년을 기념해 최명희(1947-1998)의 소설 ‘제망매가’를 주제로 삽화전을 준비했다.

이번 삽화전의 참여 작가는 판화가 유대수씨(52)와 서양화가 황진영씨(33)다. 전주가 고향인 두 작가는 지난해부터 ‘제망매가’를 읽고 전시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판화와 펜화(라인드로잉)로 표현된 삽화들이 각각 10점씩 모두 20점이 전시되며, 모든 작품의 제목은 ‘목청 하나는 타고 났구나’, ‘참말로 봄이 왔능게비구나’, ‘똑 흰 봉황새 맹이다’, ‘원혼의 지전을 타고 황홀하게 춤을 춘다’와 같이 소설에 등장하는 문장이다.

‘제망매가’는 1985년 9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월간지 ’전통문화‘에 8회 연재(원고지 640장)됐지만 잡지의 폐간으로 집필이 중단된 최명희의 미완성 소설이다.

이 소설은 한 여성 명창(안향련)의 가련한 죽음에 대한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로 연재 당시 큰 호응을 얻었지만 연재가 중단되고 세월이 흐르면서 잊힌 작품이 됐다.

하지만 이 작품은 판소리와 춤, 무가와 무속신앙, 1960년대 전주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문학과 민속, 음악과 춤, 지역학과 문화인류학적으로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작품의 배경인 1960년대 전주천 인근에 살았던 판화가 유대수 씨는 “‘제망매가’를 읽으면서 내 어린 시절이 보였다”면서 “소설을 읽을 때나 판화 작업을 할 때 자욱하게 떠오르는 지난 풍경들에 아련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장성수 관장은 “소설가 최명희는 소설 ‘제망매가’의 문장을 통해 전주의 정감 어린 말맛과 그늘 짙은 소리의 참맛을 선사할 것이다”며 또한 “유대수·황진영 두 화가는 섬세하고 정제된 감성의 선이 전하는 운율을 느끼게 할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는 ‘제망매가’ 삽화전 외에도 연재 당시 이우범 화백의 삽화 이미지도 만날 수 있으며 소설에서 거론되는 일제강점기와 1960년대 전주 풍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사진과 작품 속 내용도 발췌해 소개한다. /고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