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투명성 제고를 위해 수의계약 한도를 500만원 이하로 하향조정한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관련기사 20일자 6면)

 시행 후에도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짜리 계약이 성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20일 전주시 계약정보공개시스템을 학인 한 결과 500만원 이하의 수의계약 정보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정작 시민들의 정보 접근은 매우 제한한 대신 기존처럼 수의계약 내역 공개대상을 계약금액 1,000만원 이상만 적용한데 따른 것이다.

 전주시는 계약업무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500만원 이하만 수의계약이 가능토록 자체 규정을 마련해 '14년 8월 1일 이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후 500만원 이하로 수의계약이 진행된 건수는 현재까지 약 70여건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자치법규 변경후에도 1,000만원 이상 수의계약이 이뤄진 건수는 공사 37건, 용역 27건, 물품 64건 등 총 128건으로 500만원 이하 계약 건수에 비해 거의 두배에 육박했다.

 '투명성 제고'가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는 대목이다.

 시는 "계약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특정인과 계약으로 특혜시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예규를 변경하게 됐다며 금액 하향 취지를 설명했다.

 청탁이 많이 줄었다"며 나름대로 긍정적인 평가도 내리고 있다.

 반면, 관련 업계는 "다 남겨도 500만원밖에 안되는데, 장비와 인력, 시간까지 투입되는데 500만원 공사에서 뭘 어떻게 하라는 것 인지 모르겠다"라며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금액 상향을 요구하고 있다.

 몇천만원 심지어 수십억원도 수의계약이 이뤄지는 만큼 500만원 이하 기준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1일 이후 진행된 수의계약중 가장 큰 건은 22억원짜리 물품으로 구분돼 계약이 이뤄진 '야전재해위험지구정비사업(1차분) 펌프게이트 제조 구매' 건이다.

 시행 후 불과 한달도 안 된  '14년 8월 28일 계약이 이뤄졌다.

 용역으로 계약된 것 중에서도 5,000만원 이상은 8건, 1억 이상은 4건 등 공사·용역·물품 등에서 고액의 계약이 여러차례 진행됐다.

 '전주시 수의계약사무 운용 요령' 중 '예외' 규정에 따라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운용 요령 제4조(금액기준에 따른 수의계약의 원칙)에서는 ▲추정가격 500만원 이하일 경우는 지정정보처리장치에 의하지 않은 1인 견적을 제출이 가능하지만 ▲추정가격이 500만원~2,000만원 이하는 지정정보처리장치에 의한 2인 이상 견적을 제출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제5조(예외)에서는 ▲견적서 제출자가 없거나 1인뿐인 경우 ▲기존 시설물을 계속적으로 유지·보수하는 경우 사실상 유지·보수가 곤란하거나 예산낭비가 우려되는 경우 ▲자연재해로 시민생활에 위해 요소가 있어 시급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 등 10여가지 예외 규정을 뒀다.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어차피 수의계약이 시급성 및 비효율성 들을 제거하는 경우가 많은데, 굳이 예외 규정을 둬 의미를 퇴색시킬 필요가 있냐"며 "금액을 상향조정하든지 예외 규정을 축소하든지 어떠한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행정안전부 예규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집행기준’에는 지장자치단체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이있 기준을 추정가격 2,000만원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송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