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지자체들이 공사를 발주하면서 '현장설명회'를 개최하지 않아 '깜깜이 투찰'을 조장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엔 '입찰서 제출 마감일 전에 미리 현장설명을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16일 전북도와 전주시 공사입찰 공고를 확인해 본 결과 대부분 현장설명회는 생략됐다.

 대신 '설계설명서, 시방서, 내역서, 설계도면 등의 열람으로 갈음한다'고 설명해 놓았을 뿐이다.

 견적서 제출 및 개찰이 전자방식으로 진행되면서 '현장설명회'의 무용론이 발주처에 각인되고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입찰참가자들도 덩달아 해이해지고 있다.

 참가자들은 설계서와 물량내역서를 열람하거나 교부받아 꼼꼼이 검토 후 견적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적정한 공사비가 책정됐는지 확인할 겨를도 없이 '따고 보자'식으로 덤비며 과도한 경쟁 및 부실공사 우려를 낳고 있다.

 발주처 담당자들의 인식도 문제다.

 공사 담담으로 정해졌지만 '현장설명회' 개최 근거를 모르거나, '현장설명회'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조(공사의 입찰) 3항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계약담당자는 공사를 입찰에 부치려는 경우에는 입찰서 제출 마감일 전에 미리 현장설명을 해야 한다. 다만, 공사의 성질상 현장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돼 있다.

 현실은 '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될 때...'를 너무 확대 해석하고 있다.

 '현잘설명 기간은 추정가격이 10억원 미만인 경우 7일전,  10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인 경우 15일전, 50억원 이상인 경우 33일전에  실시해야 한다.

 300억원 이상일 경우는 현장설명에 참가한 자만을 입찰에 참가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도의 경우 모든 공사를 300억 이상만 의무적으로 현장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담당자가 있었고, 전주시에는 업계가 싫어해서라고 생략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공사금액이 적어 생략하는 경우가 많았다.

 도내 건설업계가 '발주처의 지나친 행정편의주의 발상'이라고 지적하는 대목이다.

 A종합건설 관계자는 "언제부터인가 현장설명회가 사라지고, 설계서와 물량내역서만 가지고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현실이 됐다"며 "설계 물량이 제대로 잡혀 있는지, 책정된 공사비가 적정한지 등을 파악하기 힘들어 결국 '깜깜이 투찰'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모든 공사에 설명회 개최는 사실상 어려운게 현실이다.

 단종업종을 보유한 B사 대표는 "도내 건설업계는 지금 극심한 물량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예산 절감도 중요하지만 발주처는 업계의 다양한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송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