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회장 정몽구)는 금속노조가 현대 사내하청업체 조합원 1,900 여명이 정규직화를 위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집단소송과 관련, 지난 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4개 조항이 약관법을 위반해 무효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현대차에 따르면 공정위가 무효 결정을 내린 조항은 공정거래법 제5조 ‘위임한 사무에 협조하지 않으면 변호인이 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위임인에게 200만원의 위약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 등 4개 항이다.
이는 위임계약에 보장되는 상호 해지 자유의 원칙에 어긋나며, 고객에게 불리한 약관으로 약관법상 무효에 해당한다는 공정위의 판시다.
현대차는 또 공정위가 동법 제5조에서 불법파견투쟁과 관련해 지침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위임계약을 해지토록 한 조항 역시, 투쟁의 의미가 불명확하며, 추상적이고 해당 집단소송의 목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유인데다, 위임인인 조합원의 노조활동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부당행위로 보아 무효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어 현대차는 공정거래법 제4조(성공보수)에서 변호인이 많은 노력을 투입한 뒤 위임인이 정당한 이유없이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등에 위약금 500만원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 약관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배의무를 부담시키는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동법 제3조(소송비용)는 소송결과와 상관없이 소송비용을 위임인이 균등하게 분담하도록 한 조항으로 고객에게 불리한 규정이기에 무효라고 결정했다고 현대차는 전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이번 집단소송을 담당한 변호사 15명에게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시정권고 공문을 모두 발송했으며, 공정위의 이같은 시정권고를 받은 변호인은 60일 이내 해당 약관조항을 수정 또는 삭제한 뒤 공정거래위에 보고해야 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이 내려진다고 현대차는 밝혔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이같은 공정위의 결정에 따라 시정명령마저 지키지 않으면 약관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과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현대차 관계자는 "공정위가 금속노조의 집단소송의 위임계약서 일부 조항이 무효라고 판단함에 따라, 이번 소송의 개별 소송비나 성공보수 등을 놓고 일었던 내부 갈등과 논란이 다시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다시 한번 획인했다. /완주=김귀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