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가 최대 화두는 '안전'이라고 해도 무색치 않을 만큼 안전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만든 시설에 대한 관리가 지자체로 떠 넘겨지며 해당 지자체 재정 악화는 물론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안전 불감증을 방조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하루에만도 수만대가 지나다니는 전주 삼례교.

 차량이 통과하면서 발생된 펀칭현상으로 도로에 구멍이 뚫리는 포트홀 보수로 다리는 누더기로 전락했다.

 전주시 덕진구에서 올해 들어서 이곳 포트홀 보수에 투입한 예산은 3억원에 달한다.

 관할지역 전체 교량 보수 예산인 7억원의 43%에 해당한다.

 시설물평가에서 즉각적인 보수가 필요하다는 C등급 평가를 받았지만, 전면재포장에 150억원이라는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돼 전주시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내년에 50억원을 들여 보수할 계획으로 국가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세워는 놓고 있다.

 반면, 2종시설에 해당하는 익산시 평화육교는 올해 6,179억원의 국가예산이 지원돼 재가설에 나서 '정부의 이중적 행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평화육교는 지방도로이면서 붕괴위험 판단(D등급)을 받아 대형 화물차 통행이 금지됐었지만, 지역 국회의원인 이춘석 의원이 국토부를 설득, 국비를 80%까지 지원받아 재가설에 나설수 있었다.

 전주지역 국회의원들의 역할론이 강조되는 대목이다.

 한국시설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한 교량,터널,항만,댐,건축물 등 정밀안전진단을 위무적으로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1종 시설물은 지난해 기준으로 도내에만 298개에 달했다.

 이중 교량이 210곳 70.5%로 가장 많다.

 2종 시설물까지 합치면 2,307곳으로 늘어난다.

 만약 이런 곳에서 사고가 나면 국가적 재난으로 커질 공산이 커진다.

 때문에, 정부는 시설물을 만들어 지자체로 이관하는데 급급해 하지말고 관리 비용을 지원,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주시는 내년 한쪽방향이라도 교면포장을 진행할 예정으로 국가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지만, 도청 소재 지역으로 예산 확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 제도에서는 도청이 소재한 지역을 통과하는 국도 시설물은 해당 지자체가 관리해야하기 때문이다.

 32명이 사망하고 17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지난해로 2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각계 각층에서는 안전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며 많은 대책이 제시돼 왔지만, 아직도 곳곳에서 관리에 헛점을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구조에는 변함이 없다.

 행정당국이 노력도 중요하지만 도내 정치인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한 이유다.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2종에는 국가예산을 지원하면서 1종시설물은 외면하는 정부를 이해하기 힘들다"며 "소잃고 외양간 고칠 생각하지말고 지금이라도 관련 규정을 바꿔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송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