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관심이 외면되고 있어 안타까움이 일고 있다.

 전주 남부시장 가설점포 입주자들 이야기다.

 남부시장 옆으로 흐르는 전주천 제방쪽으로 188개의 가설점포가 나란히 들어서 있다.

 수천억원의 시설개선 자금이 지원되는 전통시장에 붙어 있지만, 이들은 십수년째 지원 한푼 못 받고 있다.

 전통시장 상인으로 인정되지 않는 노점상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전화, 전기는 사용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상수도가 들어와 있지 않은 점은 불편중에 가장 큰 불편이다.

 때문에, 이들 점포입주자들은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적게는 1만원부터 3~4만원의 사용료를 지불하고 물을 쓰고 있다.

 건물 지붕도 노후화되면 입주자들이 한달에 몇 천원씩 몇년동안 나눠갚는 형식으로 수리할 정도지만 전주시는 별 관심이 없다.

 특히, 점포 입주자들이 지난 2005년 4곳당 한 곳만이라도 상수도를 만들어 줄 것을 건의했지만 '설치 불가' 통보 후 지금까지 애써 외면되고 있다.

 더군다나 입주자들이 고령화 등 개인적인 사유로 가설점포를 떠나면 추가 계약을 해 주지 않아 빈점포는 계속 늘고 있다.

 3.6㎡ 공간에서 하루종일 생계를 위해 머무르지만, 영구적인 공간도 아니고, 빈 점포가 인위적으로 늘면서 이렇다할 목소리 한번 내기도 힘든 상황이다.

 전주시가 사회적 약자 지원 차원에서 가설점포를 만들어줬지만, 이제는 애물단지 취급을 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 점포는 지난 2002년 월드컵축구 유치로 시장질서 정화치원에서 전주시가 1개소당 3.6㎡ 기준으로 지어 저소득층이나 기존 노점상 등에게 무상으로 임대해 사용토록 해 주고 있다.

 남은 입주자들은 수년째 가족의 생계를 위해 새벽에 노구를 이끌고 문을 열어오며 정이 들었다.

 때문에, 대형마트가 들어서고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매출도 급격히 줄었지만 '내 가게'라는 정 때문에 이곳을 떠나기도 쉽지 않다.

 10여년 가까이 이곳에서 장사를 해 온 정만년(68,가명)씨는 "이제 다른 곳에서 무슨 장사를 할 수 있겠냐"며 "여름철 뜨거운 퇴약볕을 피할 수 있도록 그늘막이라도 지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이때문에 딸과 함께 물건을 판다는 최복녀(72, 가명)씨는 "시원한 수돗물을 남의 눈치 안보고 실컷 사용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신문사에서 힘 좀 써 줄 수 없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현재 빈점포는 전주시는 17개로 파악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80여개로 추정된다.

 시는 빈 점포가 더 늘어나면 철거 후 도로로 사용하거나, 남부시장 명물로 자리잡은 '청년몰' 같은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전주시 삼천동 주영훈(43)씨는 "사회적 약자 배려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빈점포도 그대로 둘게 아니라 고령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고영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