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감시’ 스마트폰 도청 앱 판매 30대 구속
-중국 심양에 서버 둔 도청 어플리케이션 운영
-40대 주부 등 11명에 도청앱 판매…수사 확대

사이버 흥신소를 운영하며 배우자들의 사생활을 감시할 수 있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판매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3일 통화도청은 물론 문자메시지 및 전화번호부 등을 엿볼 수 있는 ‘도청앱’ 판매사이트를 운영, 사생활 감시 서비스를 제공한 조모(39)씨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조씨에게 ‘도청앱’을 구입해 배우자들을 감시한 주부 차모(46)씨 등 1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중국 심양에 서버를 두고 스마트폰을 도청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판매하는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이 사이트에 “배우자가 수상하다고 느끼신가요? 외도증거 확보를 위해 먼저 핸드폰 어플로 확증을 잡는게 첫 단추”라는 광고를 올려 이를 보고 연락한 의뢰인 차씨 등 40여명에게 총 6230만원을 받았다.

조씨는 도청앱 서비스 의뢰자들의 기간에 따라 적게는 49만8000원부터 많게는 150만원까지 받고, 중계 서버를 통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내려 받도록 유도해 도청 등 실시간 감시서비스를 제공했다.

대부분 부부 또는 내연 관계인 상대방의 외도를 의심한 의뢰인들은 확실한 외도 증거를 잡기 위해 도청앱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한 구매자는 남편의 외도가 의심됐지만 아무런 증거를 찾을 수 없자 휴대전화 통화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어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조씨에게 도청앱을 구매했다.

조사결과 조씨가 판매한 도청앱(일명 스파이앱)은 피해자의 스마트폰에 URL(인터넷 위치페이지 주소)을 전송하는 방법으로 손쉽게 도청앱 설치가 가능하고 설치 후에도 흔적을 발견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상대방 몰래 상대의 스마트폰에 도청앱을 다운받은 의뢰인들은 이 앱을 통해 상대의 통화를 실시간 도청하고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전화번호부, 사진, 동영상 등을 확인, 사생활을 밀착 감시했다.

전북경찰청 선원 사이버수사대장은 “간통죄 폐지 이후 사이버 흥신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며 “불법적인 도청앱으로 배우자의 통화내역을 실시간 감시한 의뢰자 29명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수사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청앱 등 스마트폰을 매개로 한 스미싱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보안설정을 수시로 점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의 백신프로그램 등을 설치해 스마트폰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