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하도급 거래 관행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영세한 업체일수록 하도급 피해가 커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건물 청소 용역업체인 A사는 지난해 전북혁신도시에 입주한 B기관의 준공 청소를 했다가 결재일이 미뤄지면서 극심한 마음 고생에 시달렸었다.
 
몇달이 지난 후 돈을 받기는 했지만, 원청의 '갑'질로 큰 손해를 입어 지금도 그 건만 생각하면 진절머리가 난다.
 
조경공사 하도급업체로 들어간 C사는 계약서상 일거리보다 더 많은 일을 했음에도 원청에서 추가 비용을 인정해 주지 않아 오히려 손해만 입었다.
 
원청에 대들었다가 자칫 소문이라도 나면 일감 확보에 어려움이 닥칠까봐 어디다 하소연도 못하고 속만 태웠다.
 
이처럼 불공정 하도급으로 인한 피해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특히, 운영자금이 부족한 영세업체들에게 6개월 내외의 장기어음은 애물단지다.
 
할인을 하자니 손해가 불가피하고, 가지고 있자니 운영자금이 부족하기는 매 한가지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3년 말 공정위 경제민주화 후속조치를 발표하면서 불공정 하도급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강조한 바 있지만, 현장은 아직도 편법과 불법이 성행하고 있다.
 
건설업계 하도급 부조리와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도입한 '주계약자 공동도급'이 지자체의 인식부족으로 겉돌고 있는 것도 문제다.
 
8일 대한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에 따르면 이 제도가 도입된 2010년 전주시와 군산시 각 1건, 완주군 2 건 등 총 4건에 불과했지만 그 이후에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금액도 대부분 2~3억원대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주계약 공동도급은 원·하도급간 불공정행위를 막고, 저가 하도급으로 인한 부실시공 및 업체 도산 등의 부작용을 예방하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시행 첫해 4건, 43억여원에서 2011년 6건, 24억여원, 2012년 7건 38억여원, 2013년 4건 81억여원 등 생색내기를 보이다 급기야 2014년에는 3건, 9억여원에 그쳤다.
 
영세업체에 도움을 주기는 커녕 지자체의 관심마저 사라지는 모습이다.
 
국가계약법과 지방계약법에 규정돼 있지만 강제력이 없는 임의 규정이다 보니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 관계자는 "공정위의 엄중 처벌은 메아리에 불과하고, 지자체의 주계약자 공동도급 외면으로 '갑'의 횡포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라며 "영세업체들이 땀흘려 일한 만큼 정당한 대접을 받는 구조가 하루빨리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토로했다.


/송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