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과 매서운 한파의 칼바람 속에 구제역으로부터 청정 진안을 사수하기 위해 살처분 등 말그대로 악전고투,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진안군 담당 공무원들의 모습이 그저 안스러울 정도인데 여기에 상급기관의 현장확인 및 감찰까지 더해져 이들 모두 '초죽음 맛'이라는 전언이다. 
청정지역였던 진안이 위험지역이 된 건 지난 번에 충남 당진군 구제역 발생 농장에서 돼지를 유입한 것이 계기였다. 그 바람에 관내 마령면 텃골 양돈단지 내의 1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되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진안군은 현재 관내 6개 주요도로에 방역초소를 설치, 구제역 차단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들 초소에는 1일 3교대로 3명씩 교대로 근무하지만 단순 방역에 그치는 게 아니라 폭설로 인한 결빙 및 잔설과 이상기온에 따른 맹추위 속에 구제역 방제를 위한 분무노즐을 운용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이런 상황에선 그냥 서 있기도 힘든데, 거기에 살처분까지 담당해야 하는 것은 그야말로 극한작업이다. 이 때문에 이미 전국적으로 몇은 견디지 못하고 순직까지 감수해야 했다. 그 만큼 처절하리 만큼 어려운 작업이다.
그런데, 그런데 이 같은 현장에 외부 및 상부기관의 잦은 감찰과 현장확인까지 감수하면서 그에 따른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니, 말문이 막힌다. 보도에 따르면, 매일 1 - 2 차례 이상 농림식품수산부와 국토해양부, 방역본부 등 중앙부처와 전북도의 현지확인팀을 맞이해야 하고, 그것도 모자라 수시로 행안부, 감사원, 총리실에서 관련 감찰팀까지 뜨는 등 본연의 임무 보다 이로 인한 업무지장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현장확인이나 감찰이 조직의 긴장이나 질서 유지를 위해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했 듯 불철주야 혼신의 힘을 다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시도때도 없이 현장확인이나 감찰을 편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감찰이나 현장확인 보다는 오히려 더 격려해 주는, 그런 모습이 더 필요할 때가 아니가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