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보는 신문, TV에서‘안전이나 안심’이라는 단어를 듣지 않는 날이 없다.
 
안전·안심사회를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개인, 기업, 국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관 및 우리들을 둘러싼 다양한 조직들이 건전하게 활동하고 각종 재해에 대해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시설안전과 유지관리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설물의 사고가 많았다.
 
각기 다른 장소에서 저마다의 이유로 발생한 사고지만 관리주체의 유지관리 부실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올해 들어서는 연초부터 대규모의 옹벽이 붕괴되는가 하면 멀쩡하던 인도의 보도블록이 무너져 내리는 황당한 사고도 일어났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실정을 고려해 시설물별 일제점검 실시, 위험시설을 방치한 관리주체에 대한 처벌 강화, 지반침하 방지 대책 마련, 시설물별 통합관리체계 구축, 감리사 실태조사 등과 같은 대책을 쏟아내며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30년 이상 노후화된 SOC시설의 안전뿐만 아니라 성능까지도 효율적으로 유지관리 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시설물유지관리산업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매년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자연재해가 증가하고, 붕괴로 인한 시설물의 피해가 잇따르는 만큼 시설물 안전 및 유지관리 효율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연내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위험천만한 시설들이 많다.

최근 직접 가본 시설물의 현장 중에는 수년째 안전상태 D등급을 받고 있는 아파트가 도심지 흉물로 방치되고 있었고, 당장에라도 무너질 것 같은 상황인데도 보수·보강조치는 커녕 사람들의 통행이 버젓이 이루어지는 시장이 있었다.
 
앞으로도 올해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시설물의 사고가 재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시설물 관리주체가 위험시설을 방치하는 이유를 예산타령으로 미루는 상황에서 정부가 올해 안전예산을 대폭 확대해 안전시설 개보수, 위험도로 개선 등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예산도 중요하지만 시설안전과 유지관리 효율화를 위해서는 큰 틀에서의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그래서 시설물의 안전과 유지관리산업 발전을 위한 방안을 제안해본다.  
 
먼저 시설물유지관리산업의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별도의 교육기관이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시설물 점검과 보수·보강을 영위하는 건설사들은 건축학 또는 토목학 등 유사학과 졸업자나 비전공자를 채용해 보수·보강공사현장에 투입시키고 있다. 
 
그러나 신축 위주의 기술교육을 받은 이들 기술자들은 방대한 범위의 유지관리교육을 추가로 하려 해도 마땅한 교육기관이 없기 때문에 이론을 통한 기술습득에 한계에 부딪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만큼 유지관리분야에 대한 이론적 학문적 교육을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기관이 지역별로 설립되어야 한다고 본다.
 
다음으로 2000년대 이후 국내 건축물들은 초고층화, 대형화, 복합다양화되고 있고, 토목시설물의 경우 특수교량과 장대터널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들 시설물을 제대로 유지관리를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따라서 현장기술자들이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고, 유지관리분야 기술자로서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공신력 있는 전문자격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러한 부분들이 제대로 뒷받침되고, 유지관리산업이 체계적이고 점진적으로 발전해 나갈 때 시설물의 사고는 최소화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