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의 '저가 수주 관행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구호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침체된 경기로 인한 발주물량 감소는 건설기업의 과당 경쟁으로 나타나면서, 건설공사의 수익성 하락, 부실·부도업체 증가, 건설기업의 유동성 고갈 등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저가 수주라도 해야 입에 풀칠이라고 할 수 있다. 수주를 못하면 굶어죽지만 수주라도 하면 연명할 수 있다"라고 토로하며 '저가수주 관행 개선'에 의문을 제기했다.

저가수주 물량 증대는 공사의 수익성 하락과 함께 다시 저가 하도급으로 이어지는 내부 악순환을 불러 일으킨다.

이는 다시 실적공사비제도로 연결돼 기업의 입찰단가를 구조적으로 하락하게 만들며 저가수주의 악순환은 현재도 진행중에 있다.

실제 1분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지역의 건실한 한 업체가 몇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수십년간 지역에서 일자리 창출과 역외자금 유입에 일익을 담당할 정도로 알찬 기업이지만, 저거수주 덫에 걸려 하루아침에 문을 닫게 된 것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외부 영향에 취약한 구조를 가진 도내 업체가 저가수주로 유지·관리 비용을 견디지 못하면 수익성 악화로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며 "원도급자가 낮은 금액으로 낙찰을 받으면 지역내 하도급업체들이 그 피해를 함께 떠 안으며 존립자체를 위협받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은 단일 산업 중 최대 규모이며, 전후방 연관효과가 커 타 산업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때문에 저가수주로 지역 건설업의 침체가 이어진다면 지역 경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
 
이에 지역 건설업계는 저가 수주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자정 노력에 힘써야 한다는 입장을 꾸준히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공사나 물품납품 입찰에서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사업자를 낙찰하는 제도인 정부의 최저가낙찰제도 시급히 개선할 것도 주문하고 있다.
 
건설업의 침체 징후가 상당기간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지만, 건설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악화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일거리가 없으면 손해를 뻔히 알면서도 저가수주가 불가피하다"라며 "요즘은 실행률이 거의 100%에 육박하고 있지만 실적때문에 저가수주가 심화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업계는 물론 정부도 개선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