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에 때 이른 황사까지 겹치면서 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아동과 청소년 사이에 크게 유행하고 있는 독감이 중장년층까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실제 3일 오후 전주시 효자동의 한 이비인후과병원에는 진료 접수 후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독감 환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 병원에는 연초부터 독감 등 호흡기질환 환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이달부터는 하루 평균 150명이 넘는 환자들이 진료를 받고 있다. 이중 반 이상이 지속적인 기침을 동반한 감기로 병원을 찾았다가 독감 확진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장인 박현우(39)씨도 한 달 넘게 기침이 그치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단순 감기가 아닌 유행성 A형 독감 진단을 받았다. 

박씨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한 달 넘게 기침이 끊이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며 “처음엔 기침으로 시작했는데 차츰 목도 아프고 열도 많이 올라 힘들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병원 관계자는 “아동과 청소년 사이 유행하던 독감이 최근 황사에 뒤따른 미세먼지로 면역력이 떨어진 40대 이상 중장년층까지 확산되면서 환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흡기내과 전문의들은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때 이른 황사와 미세먼지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독감 유행이 번지고 있다”며 “단순한 감기 환자의 경우도 황사가 기관지나 기도점막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황사에 따른 미세먼지의 습격으로 피부과병원에도 환자들이 밀려들고 있다. 전주시 인후동의 한 피부과병원의 경우 이른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아토피로 고통을 호소하는 자녀와 함께 병원을 찾은 학부모가 대부분이다.

대형마트와 약국 등에도 때 이른 황사와 미세먼지의 습격에 마스크와 피부세안제품 등을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 

특히 올 봄 꽃샘추위와 함께 대형 황사가 자주 출몰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어 황사에 철저한 대비책이 요구되고 있다.  

기관지염과 천식 등 호흡기질환은 물론 자극성 결막염 등 안질환, 심혈관계질환까지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각종 피부질환도 악화될 수 있다.

황사먼지는 중금속 성분과 더불어 피부에 해로운 산성성분이 포함돼 있어 일반 먼지보다 입자가 작아 피부 모공 속에 깊숙이 들어가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봄철 온도가 올라가면서 땀과 피지 분비도 증가해 먼지와 엉켜 붙게 되면 뾰루지와 여드름이 악화되고 알레르기성 피부 질환도 생기기 쉽다.

전문의들은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은 외출을 줄이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는 것이 좋다”며 “외출했다 귀가 한 후에는 입었던 옷을 세탁하고 샤워로 황사먼지를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