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면 어김없이 음식과 관련된 사건, 사고가 많다. 유통기한 임의변조나 과대포장, 부패·변질 식품의 판매로 인한 피해가 속출한다. 정부에서는 명절기간에 식품위생관리 강화방침을 발표했고, 각 지역 보건소에서도 명절 식중독 예방운동을 펼치고 있다.

 건강하고 즐거운 명절 연휴를 위해서는 개인 관리 역시 중요하다. 명절에 배탈이나 장염으로 병원을 찾거나 급격하게 불어난 체중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피부도 문제가 생기기 쉽다. 각종 두드러기와 여드름, 뾰루지, 건선 등 다양한 피부질환에 유의해야 한다. 피부전문한의원에 따르면 실제로 명절 직후 내원하는 환자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30대 중반의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해 추석 이후 건선이 생겨 고생 중이다. 간혹 두드러기가 생기는 경우는 있어도 별다른 피부질환 없이 지냈는데, 명절연휴가 지나고 좁쌀 같은 붉은 발진이 생겼다.

 김씨는 왜 명절 이후에 갑자기 건선이 생겼을까?

 건선치료만 하는 강남동약한의원의 이기훈 박사는 "한의학에서는 피부에 나타난 건선 증상의 원인을 몸속에 과도하게 축적된 열(熱)로 설명한다. 몸에 비정상적인 열이 쌓이게 만들고 피부의 염증으로 진행하는 인자로는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인 요인, 과로로 인한 면역력저하, 그리고 무엇보다 술이나 고기, 튀김처럼 열이 많은 음식들이 있다"고 밝혔다.   

 고열량 음식을 일년에 한두 번 먹는 정도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이전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기름진 고칼로리 음식들을 흔히 접하면서 영양섭취 과다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명절 때 각종 전이나 부침개, 동그랑땡, 튀김, 잡채, 유과나 약과 등 기름에 튀기거나 볶은 음식, 불고기나 갈비, 생선 등 기름진 음식을 과식하고 술까지 먹으면 피부의 건선이 한층 붉어지거나 각질이 심해지고 가려움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게 된다.

 심지어 평소 건선이 없던 사람도 귀향으로 인한 피로에 술 등 해로운 음식, 개인적인 스트레스까지 겹치면 건선 증상이 처음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렇듯 명절의 별미가 경우에 따라서는 독이 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피부에 건선이 있을 때 먹어도 되는 음식과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은 어떻게 구분할까?

 양지은 강남동약한의원 원장은 "기름진 음식은 건선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기름 자체가 무조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가열되지 않은 기름을 적당량 섭취하는 것은 괜찮다. 비빔밥에 넣어 먹는 참기름이나 나물을 무친 후에 양념으로 넣는 들기름, 샐러드 드레싱으로 먹는 올리브오일 등은 괜찮다"고 말했다.

 또 "수육이나 보쌈처럼 삶아 기름기를 뺀 살코기만 먹는 것이 좋으며, 갈비찜이나 불고기처럼 국물이 있는 요리의 경우 국물에 기름기가 많기 때문에 살코기만 먹고 국물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해산물의 경우 생선은 기름에 튀기기보다는 찜이나 조림, 석쇠에 구운 것이 좋으며 담백한 흰살 생선 위주로 먹는 것이 좋다. 가려움이 있을 때는 껍질이 있는 해물(게, 새우, 굴, 꼬막, 홍합, 바지락 등)은 피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유희연 기자lovely_j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