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미끼로 동남아 여성들을 관광비자로 입국시킨 뒤 성매매를 강요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9일 동남아 여성 10여명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총책 한모(29)씨 등 7명을 구속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달아난 정모(40)씨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또 동남아 여성 성매매 사업에 투자한 김모(38)씨와 성매수자들을 상대로 콜센터를 운영하고 성매매 여성의 이동을 전담한 운전기사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성매매조직 총책 한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전주와 청주, 오산, 평택, 구미 등 전국을 무대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성매수 남성을 끌어들여 135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에 가담한 이들 중 4명은 전주와 울산에서 폭력조직원으로 활동하며 동남아 여성들이 국내에 입국하는 경비를 제공하고, 성매매 수익금 일부를 배분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이들은 성매매 총책과 해외공급책, 투자자, 콜센터 직원, 영업기사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치밀하게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남아 현지 공급책을 통해 마사지숍 등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관광비자로 국내에 들여와 모텔에 합숙시키면서 성매매를 알선했다.

 이들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추적이 어려운 스마트폰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유인한 성매수 남성을 콜센터 직원이 상담, 성매매 여성을 성매수남이 있는 곳으로 태워다 주는 수법으로 성매매를 영업을 지속했다.

 이들은 또 “한국에 마사지사로 취직시켜준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입국한 여성들이 성매매를 거부할 경우 “일을 하지 않으면 밥을 주지 않겠다”고 겁박해 성매매를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붙잡힐 것에 대비해 대포폰을 사용하고 실제 검거될 경우에도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공범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일명 ‘꼬리자르기식’ 진술을 교육, 치밀한 범행을 준비했다.  성매수남으로부터 받은 1회당 화대 13만원 중 3만원은 콜센터와 영업기사가 가져가고, 나머지 10만원은 성매매 여성과 투자자가 반반씩 나눠가졌다.

 경찰은 숙소를 탈출한 일부 여성들이 도주하는 과정에서 112신고를 접수, 이들이 묵었던 숙소에서 콘돔 등 성매매 정황을 확보하고 대포폰 30여대와 금융계좌 10여개의 거래내역을 분석해 해외공급책 등 공범을 모두 검거했다.

 전북경찰청 정철원 외사계장은 “영남과 호남 폭력조직원이 연계해 조직적으로 동남아 여성을 관광비자로 입국시켜 성매매를 알선, 강요한 것은 이번 사건이 처음”이라며 “압수한 대포폰과 거래장부, 금융계좌 등을 분석해 여죄를 추궁하고 성매수자에 대한 수사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