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게 훈계차원 꿀밤주기’, 30Cm자로 머리 툭툭 치기, 담임이 실장 임명하기, 교무실 앞에 학생 세워두기. 일선 학교 현장에서 이런 행위는 모두 ‘인권침해’다.

 9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북학생인권심의위원회 소위원회(위원장 전준형·이하 심의위원회)는 최근 학생인권교육센터가 상정한 이들 사안에 대해 인권침해라고 의결했다. 심의위원회는 교사가 매나 지시봉으로 학생들의 머리를 툭툭 치거나 꿀밤을 주는 행위는 학생들에게 큰 고통을 주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신체를 훼손하는 폭력행위는 마찬가지라는 결론을 냈다.또한 모 고교 기숙사 사감이 쓴 단어 '새끼'는 '낳은 지 얼마 안 되는 어린 짐승'이나 '(속되게) 어떤 사람을 욕하는 말'로 학생들에게 수치심과 분노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언어폭력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

 교무실 앞에 학생을 세워두는 행위도 공개된 장소에 노출시켜 수치심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생활 비밀을 보호받을 권리와 인격권을 침해한다고 봤다.또 모 중학교에서는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학급에서 실장과 부실장을 학생들의 선출 방식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지명해 임명했는데, 이 경우도 해당 학급 학생들의 자치활동의 권리를 침해한 인권침해라고 의결했다.심의위원회는 학생 인권침해는 교사를 비롯한 학교 구성원들의 낮은 인권감수성에서 기인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보고 해당 학교장들에게 인권교육 등 인권감수성 향상을 위한 적절한 대책을 수립해 시행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

 도교육감에게는 학생인권을 침해한 교사들에 대해 신분상 처분을 하고, 다른 학교에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도교육청은 이런 인권침해 사례를 전북학생인권교육센터 홈페이지(http://human.jbe.go.kr/)의 '인권상담-결정례'를 통해 익명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선 학교 모 교사는 “학교현장에서 학생인권은 대단한 파워를 자랑한다”며 “과연 이에 준하는 교사 인격은 어디에서 보장 받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씁쓰레 했다.


 /김성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