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에게 처형된 후 한 세기가 넘는 110년이 넘도록 안식처를 찾지 못한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이 전주에 영면한다.

 전주시와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전주역사박물관이 보관 중인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을 전주 완산공원에 안장하기로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1906년 진도에서 효수된 동학 농민군 지도자의 유골로 알려진 이 유골은 1995년 일본 홋카이도대학의 한 연구실에서 발견, 동학혁명기념사업회의 반환 노력으로 1년 뒤인 1996년 국내로 봉환됐다.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범국민적 반환 운동을 펼쳐 고국을 떠난 지 90년 만인 1996년 고국에 돌아온 유골은 마땅히 안치할 묘역을 찾지 못해 2002년부터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해왔다.

 유골은 안장지로 당초 수습지인 진도군을 비롯해 여러 지역을 후보지로 물색했으나, 최종적으로 동학농민혁명 최대 격전지인 전주 완산공원에 유골을 안치하기로 결정했다.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을 전주에 안장하는 것은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이 곧 전주정신이며, 전주시가 이를 계승·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사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주시와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오는 16일 유골을 일단 화장한 후 전주공설봉안당에 안치했다가 묘역이 준비되는 대로 안장할 계획이다.

 전주시는 완산공원에 1만여㎡ 규모로 역사공원 조성을 추진,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상징적인 조형물을 세우고 홍보·교육관, 전시·체험시설 등을 갖춰 역사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동학농민혁명 121년이 지난 지금에야 후손으로서의 도리를 하게 된 것을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 “농민군 지도자로 싸우다 일본군에 처형된 유골이 전주에서 영면할 수 있도록 안장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