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占)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별한다. 접신(接神)에 의한 것과 통계에 의한 확률로 이뤄진 것이 그것이다.
접신에 의한, 즉 신이 내린 영매로서의 점은 귀신이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가는 여전히 미스테리다. 현재까지 밝혀진 과학적인 시각이나 객관적인 입장에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속임수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지만 나름대로 신뢰를 갖고 있어 믿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아마 모르긴 해도 이 접신에 의한 점은 인류사와 끝까지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하나인 확률에 의한 통계로서의 점은 어떤 특정사안에 대한 앞날의 예측 결과들을 오랜 기간 집적했다가 분석해서 통계적으로 확률을 정해 이를 정리한 것들이다. 사주, 주역. 별자리점, 관상, 수상, 풍수 같은 것들이 이에 속한다. 상당히 과학적인 면모를 갖췄지만 맞을 수도 있고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를 맹신한다. 이 역시 접신에 의한 점과 함께 인류사와 같이 할 것임이 분명하다.
이렇 듯 꼭 맞는 것도 아닌데 상당수가 점치기를 좋아한다. 현대과학문명사회에서 가장 번창하는 업종 중 하나가 점집이고, 심지어 기업화된 점집도 적지 않다는 게 이를 반증한다. 물론 인간의 속성 상 앞날에 대한 불안과 궁금증 때문에 점집들을 찾는다고는 하지만 요즘 그 정도가 좀 심하지 않나싶다.
옛 중국 한무제(漢武帝) 치하 때 동방삭이란 유명한 전설적 인물이 있다. 천문, 지리, 인문 등 통하지 않는 데가 없었다. 한무제의 애첩 위자부의 스승이기도 했던 그는 ‘글자점’을 잘 쳤다. 기막힐 정도로 백발백중이었다. 점과 관련해서 그가 제자인 위자부에게 남긴 말은 이렇다. “점은 결국 속임수다. 다만, 상대가 궁금해 하는 특정한 어떤 사안을 천리(天理), 즉 하늘의 이치에 맞춰 맞춰보는 작업이다. 천리에 어긋나면 흉점이 나오고 천리에 부합되면 길점이 나온다. 공부를 많이 해서 천리가 무엇이고 점칠 상대를 제대로 살필 수만있다면 언제나 훌륭한 점괘를 얻을 수 있다.”라고. 하늘의 이치에 맞게 살 일이지 점만 볼 일이 아니다. / 서재철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