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을 적게 쬐면 건강한 성인남녀도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 또는 여름 장마철 동안 상당 수준의 무기력과 기분저하를 호소하는 계절성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경수 교수팀은 서울 거주 성인남녀 552명을 대상으로 계절에 따른 정신건강을 측정하는 계절성양상설문조사(SPAQ) 결과 일조시간 감소와 일교차 등이 계절성 우울증에 영향을 끼쳤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의 평균 연령은 34.9세로, 조사 이전에 정신건강으로 인한 진료를 받은 기록이 없었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SPAQ의 6개 항목인 ▲수면시간 ▲기분 ▲사회적 활동 ▲체중 ▲활력 ▲식욕을 묻
고, 어느 달이 가장 나쁜지를 평가토록 한 다음 이를 합산해 총점을 내는 방식(총계절성점수·GSS)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또 이들이 택한 달과 계절의 날씨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평균을 산출해 일조량, 온도, 습도 등 12가지 날씨 요인들 중 어떤 특징적 요소가 사람들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평균 GSS는 5.53으로 서양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았다.
 

 서양인들은 주로 겨울에 특징적인 계절성을 보이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은 겨울형과 여름형 두 가지의 타입이 동시에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관련 깊은 날씨 요인은 일조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참가자 중 16.1%인 89명은 날씨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하고 있거나 계절성 정동장애(조울증)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기운이 없는 것이었다.
 
 홍경수 교수는 "일조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계절에 기운이 딸리고 기분이 처진다는 느낌이 난다면 계절성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일조량이 적은 겨울이나 장마철이 끼어있는 여름, 햇빛이 날 때 일부러라도 밖에 나가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통합정신의학(Comprehensive Psychiatry) 최근호에 실렸다.


/【세종=뉴시스】김지은 기자  kje132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