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싫어하는 이가 있을까. 혹시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가 있을 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곧 싫다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특히 여자들은 대개 꽃을 사랑한다. 꽃은 동서고금을 통해 사랑·순수·감사·희생과 같은 가치를 대변하고, 사람들의 심성을 순화시키는 존재다. 어린이들의 도화지에도 늘 예쁘게 그려지는 대상이다.

 이 세상에 꽃이 없다면 참으로 삭막할 것이다. 아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렇게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으로 살짝 때리면 아플까마는, 그렇더라도 때리지 말라고 했다. 적어도 아이들에게 만큼은. 미워하든 사랑하든 간에 그 어떤 경우라도 폭력의 명분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 요즘 이 말이 무색하다. 알다시피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보육교사의 폭행사건 때문이다.

 보육교사가 네 살배기 여자아이를 때리는 폐쇄회로(CC)TV 영상은 충격적이다. 아이가 음식을 뱉어내자 보육교사는 아이의 얼굴을 무자비하게 때렸고 아이는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그 어린 아이를 어떻게 그리 세게 때릴 수 있는건지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어느 네티즌의 말대로 그런 폭행 장면을 처음 볼 정도다.

 CCTV 영상엔 그 모습을 같은 반 아이들이 한편에서 무릎을 꿇고 겁먹은 듯 지켜보는 장면도 있었다. 이게 과연 어린이집인가. 그런데도 이 어린이집은 지난해 100점 만점에 95.36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정부 인증을 받았다. 정부의 관리시스템도 허점 투성이다.

 어린이집 폭행이나 학대는 이뿐만이 아니다. 잊을만하면 터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부모들은 어린이집에 어떻게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겠느냐며 불안해한다. 그 심정을 충분히 헤아릴 만하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유명 배우인 김혜자씨가 10여년 전 펴낸 책의 제목이다. 김씨는 ‘국민 엄마’로 불린다. 53년 간의 배우인생 동안, 전원일기 등 수 많은 작품 속 그의 모습은 한 없이 자상한 ‘한국의 어머니’ 그 자체였다. 책은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 친선대사 제의를 수락해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목격했던 지구상 아이들의 참혹한 환경을 알리고 함께 나누고자 함이다. 읽어보면 그의 인간성의 깊이와 아이들을 향한 샘솟는 애정에 경의를 표하지 안을수 없다.

 그는 소망한다. 자신의 두 팔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꼭 껴안아주고 싶다고. 그래서 이 세상에 외치는 그의 메시지가 깊은 울림을 준다. (아이를)‘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이옥수/지방부 부안주재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