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연재>깡패와 굿패 2부 '굿패와 무당'(10) - 조왕님을 달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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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굿을 지켜보던 마을 큰 어른이 흡족한 얼굴로 환영의 말을 굿패에게 던져줬다.
“짝짝짝짝~”
금줄 주변에 서 있던 마을 사람들이 환호하며 박수를 쳤고 곧바로 금줄이 열리고 상쇠는 치배와 잡색들을 선도하여 연행을 이어가며 여덟 자를 그리면서 마을로 들어가는데, 잡색이 어린아이 둘을 무동을 태워 둥개둥개 춤을 추며 따랐다.
‘쿵더 쿵 쿵덕 쿵 쿵덕쿵덕 쿵덕쿵’
마을로 진입한 굿패는 곧장 당산나무로 향했다. 마을 중앙 공터에 족히 백년은 되어 보이는 떡갈나무가 버티고 있었고, 굿패는 곧바로 당산굿을 시작하였다.
당산나무를 돈 다음 당산께 인사하고 각 치배들이 나와 개인놀이로 당산께 선을 보이고 인사한 뒤 당산굿을 마쳤다.
마을은 굿패가 고창에서는 알아주는 굿패라는 걸 알고 있는 터라 공터 주변에 차일을 쳐놓고 굿패에게 제공할 막걸리와 죽과 다른 음식들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한판 멋지게 논 굿패는 간단히 요기를 한 다음 잠시 숨을 달랜 뒤에 매굿이라 부르는 마당밟이로 들어갔다.
“백구여, 여기가 어딘고 하니 물 좋고 산 좋고 사람 좋은 고창 도산댁네 조왕이렸다. ……달래자 달래자 조왕님을 달래자.”
가장 먼저 부엌으로 들어가 부뚜막 신인 조왕신을 달래는 굿을 시작한다.
‘덩 쿵 따 덩 쿵 따, 더궁 궁 구궁 따궁따~’
“……묵은 액을 몰아내고 새복만 많이 들여보는디. 어떻게 불러들이는고 하니, 정지구석도 니 구석, 광구석도 니 구석, 방구석도 니 구석 사십이 열두 구석의 액이란 액은 싹싹 쓸어 모아서 저기 해남 갈머리 바위 밑으로 보내는디…….”
정재굿을 친 뒤 집 밖으로 나와 장광으로 돌아가서 철룡굿을 시작한다.
“백구여, ……이 집 음식 맛을 내는 기본은 장맛이렸다. ……음식 맛이 변하지 말라고 굿을 한번 작신작신 쳐주는디, ……쥐 들어간다 쥐 들어간다 장꽝 밑에 쥐 들어간다. 거기 두어라 잡자~”
‘덩 따궁따 덩 따궁따, 덩 따궁따 구궁 따궁따~’
“……솟아라 솟아라 맑은 물만 솟아라.”
우물가를 빙 두른 굿패는 상쇠의 사설에 이어 우물굿을 쳐준다.
‘덩덩 궁따궁 궁따궁따궁따궁~’
마지막으로 굿패가 마당에 모여 이집의 제일 웃어른인 성주 가택신에게도 굿을 선사하는데, 상쇠는 긴 사설로 오복만복이 이 가택에 딱 달라붙어 일 년 열두 달 삼백육십오일 복만 다복다복 가득하길 빌어주고 성주풀이 가락으로 마무리한다.
“에라 만수~ 에라 대신이야~, 대활연으로 설설이 나리소서, 에라 만수~ 에라 대신이야~”
굿패는 늦은 밤까지 여러 집을 돌아다니며 마당밟이를 하고 마을에서 마련한 거처에서 휴식을 취한다.
다음날 아침 마을 앞 공터에서 미리 각 집에서 추렴한 볏짚으로 줄을 만드는데, 굿패는 또한 굿을 쳐준다. 사람들이 공터로 모이고 남자와 여자들이 편을 갈라 줄다리기를 하는데, 이때도 흥을 돋워주기 위해 굿을 쳐준다.
풀었다 당겼다 하여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결국 여자 편이 이기게 해준다. 여자 편이 이겨야 그해 농사가 풍년이 든다는 속설 때문이다. 이기고 지는 건 문제가 아니고 마을 주민들이 서로 힘을 모아 화합하는 장으로써 굿패는 이런 분위기를 한껏 띄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줄다리기가 끝난 줄은 마을 주민들이 함께 협동하여 당산나무에 감아 마을의 한해 안녕과 풍년을 기원한다.
“야들이 뭐시냐 지난번에 무동을 탔던 애들 아닌가? 그세 많이들 컸그만이. 허허허.”
상쇠 어른이 굿판이 이어지는 동안 바지런히 잔심부름을 했던 남준과 명희를 보고는 강병도와 박규환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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