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술 문화’ 가맥, 전주서 시작해 지역 대표 축제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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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가 ‘가맥(가게맥주)’ 문화의 원조이자 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70년대 후반 동네 슈퍼와 잡화점에서 시작된 간단한 병맥주와 안주 판매 문화가, 2025년 현재 ‘전주가맥축제’라는 대규모 행사로 발전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가맥의 시초는 전주시 서노송동 일대의 ‘평화주막’을 비롯해 ‘전일슈퍼’ 등에서 비롯됐다. 당시 주민들은 냉장고에서 직접 병맥주를 꺼내 먹고, 황태구이, 갑오징어, 땅콩 등 소박한 안주와 함께 퇴근길이나 야간 근무 후 가볍게 한잔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가게에서 맥주를 마신다’는 뜻의 가맥은 전국 여러 도시에서 유사한 술 문화가 있었지만, 전주만이 이를 ‘가맥’이라는 고유명사로 정착시키고 오랜 시간 유지해 왔다.
특히 2015년부터 하이트진로가 특별 후원사로 참여한 전주가맥축제는 전주공장에서 당일 생산한 신선한 ‘테라’를 현장에서 바로 맛볼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며 지역 축제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았다.
참고로 1993년 전주공장에서 하이트진로의 맥주 브랜드인 하이트맥주가 생산되면서 철웅성처럼 변하지 않던 국내 맥주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 전주공장은 하이트진로의 폭발적인 성장의 역사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올해 9회째를 맞은 축제는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전주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려 약 7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오성택 전무는 “전주가맥축제는 가맥이 가진 서민적이고 신선한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소비자 접점에서 전주의 독특한 맥주 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는 전국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었던 ‘구멍가게 술 문화’를 지역 브랜드화하고, 축제와 관광 자원으로 발전시키며 경제적·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술집 문화를 넘어 전주만의 생활 문화와 지역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전주 가맥문화가 어떻게 진화할지, 그리고 가맥축제가 지역과 전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오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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