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정권이 판을 치던 암울한 시대, 우리사회에서 민주화를 외치며 모진 고문도 견뎌냈던 고 김근태 전 국회의원의 3주기 추모식이 지난해 12월 27일에 열렸다.

평소 김 전 의원은 민주화 운동 시절, 공안경찰에게 모진 고문을 당하고 나서 심한 후유증을 앓아왔던 것으로 세간에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1970년대 학생운동 출신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활동한 민주화 운동 청년연합(민청련) 사건으로 수감생활을 하던 중에, 1988년 5월 케네디 국제 인권상을 받기도 했다.

케네디 인권상은 전 세계 양심 수형수들을 대상으로 수여하는데,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딸이자 인권 운동가인 케리 케네디가 운영하는 재단에서 정립했다.

당시 옥중에 갇힌 김 전 의원을 만나러 갔던 케네디는 “투옥 중이었던 그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청와대와 법무부, 미국 대사관까지 찾아갔지만 만남조차 시도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김 전 의원을 만나고 나서 “우여곡절 끝에 그의 부인인 인재근 여사와 감옥에 가보니 전경들이 2중 3중으로 둘러싸고 있어 아주 위협적인 모습 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2015년 새해를 맞이한 우리사회는 민주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기억들을 상기하며, 이 시대를 지켜가기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성숙한 민주시민 의식을 함양하고 이를 제대로 실천하는 새로운 인물들을 찾아내야 하며, 지속적으로 발굴 육성해서 시민사회에서 등불이 되도록 해야 한다.

고 김근태 전 의원처럼 이러한 인물들을 위인으로 격려할 수 있도록, 케네디 인권상에 버금가는 우리나라의 권위 있는 상이 새롭게 생겨나길 바란다.

그래서 새로운 인권상이 만들어지면 행동하는 지성인들을 격려함과 동시에 우리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길 기대해 본다.

김영호 지방부 군산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