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작가 보수제도 도입'과 '미술품 거래정보 온라인 제공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침체한 미술 시장 활성화에 나선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는 24일 창작·유통·향유 간 선순환 미술환경을 조성하고 2018년까지 미술 시장을 6300억원 규모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미술진흥 중장기 계획'을 밝혔다. 정부가 미술진흥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미술 시장의 지속적인 침체로 인해 창작 여건이 불안정하고 미술 시장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창작·유통·향유 간 상호 연관과 영향관계를 분석해 강점은 살리고 취약 분야는 적극 보완, 선순환 미술환경을 조성하는 데 정책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세계 미술 시장은 세계금융 위기 이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시장은 2007년 6045억원 규모에서 2013년 3903억원 규모로 35% 감소하는 등 지속적인 침체상황이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3대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미술인이 전업할 수 있는 창작 활성화 여건 조성 ▲경제·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미술 시장의 전략적 육성 ▲국민의 미술문화 향유 증진 등이다. 내년 신규 사업 예산으로는 75억원을 마련했다.

 정부는 우선 미술인이 전업할 수 있는 창작 활성화 여건 조성을 위해 영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작가보수제도(Artists’ fees)를 도입하기로 했다. 10월 연구용역과 미술계의 의견수렴을 거쳐 미술인의 경력단계와 활동유형에 따른 세부 보수기준을 마련, 2015년부터 국공립 미술관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관하는 전시에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2015년부터 미술 분야 표준계약서를 보급하는 한편 원로작가 10명 내외를 선정해 전작 도록(카탈로그 레조네) 발간을 지원한다. 매년 15건 내외로 대규모 국제전시·아트페어에서 사용하는 도록에 대한 번역도 지원해 한국미술의 외국 소개 체계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미술 시장의 전략적 육성을 목표로는 미술품 거래정보 온라인 제공시스템(한국형 아트프라이스)을 구축한다. 올해 10월부터 미술계 및 전문가의 의견수렴을 거쳐 시스템 구축방향을 정한 후 내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미술품 거래정보, 미술 시장 경향 분석, 작가 분석 등 다양한 콘텐츠가 국어·영어·중국어 등 3개 언어로 서비스한다.

 미술인의 자긍심 고취와 미술문화 확산을 위한 미술 주간(Arts week) 행사도 내년부터 마련한다. 미술인의 날 기념행사·전시판매행사·국제 세미나·미술품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는 행사로 시기는 미술계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다.

 이밖에 작가들의 판로 개척을 돕기 위해 중저가 미술 장터 개설(5개소) 지원, 외국 아트페어 참가 지원 방식 공모형으로 전환, 국내 아트페어에 대해 미술 은행을 통한 작품 구매 확대, 아트페어와 연계한 실험·비영리 전시 지원, 미술 감정단체와 대학 간 산학연계 교육프로그램(2개) 개설 지원, 미술품 애호 캠페인의 지속적인 전개 등을 추진한다.

 미술문화 향유를 증진을 위해서는 2015년도 '문화가 있는 날'에 사립미술관 100곳 내외에 체험·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온라인 미술 감상교육프로그램 개발과 보급' '마을미술프로젝트와 예술위의 공공미술 지원정책 통합' '미술 은행의 예산 증액과 독립 법인화' '미술품 대여 활성화' 등도 같은 목표 아래 진행한다. 

 정부는 이런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자 창작·유통·향유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미술발전위원회를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미술 시장은 경제보다 작은 규모며 잠재적인 수요가 많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번 계획을 통해 미술인이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미술 시장 유통체계 선진화를 통해 미술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